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벌어진 예비선거에서 코네티컷 3선의 조지프 리버먼 상원의원이 당내 ‘반전 투사’에 패배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행정부 및 공화당이 이끄는 의회가 무능력하고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대세다. 민주당이 내부적으로 혼란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1월 선거에서 대승을 거둘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물론 리버먼 의원의 패배를 지나치게 일반화해서는 안된다. 분명 민주당원들은 귀에 거슬릴 정도로 이라크전을 옹호해온 리버먼을 단죄한 것이다. 그렇지만 그가 6년 전 알 고어 전 대통령 후보와 부통령 후보로 대선에 나선 후 국가적 야심에 매달려 지역 문제에 소홀해 보였다는 점도 간과할 수는 없다.
3개월 전만해도 리버먼 의원이 사업가 출신의 정치 신인 네드 라몬트를 쉽게 이길 것으로 예견됐었다. 그 이후 미국에서는 이라크 주재 미군들이 통제권을 벗어난 이라크 내전에 휘말려 옴짝달싹 못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최근의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원들은 공화당원들보다 훨씬 의욕이 넘치고 생동감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94년 이후 의회는 공화당이 장악해왔다. 이번주 워싱턴포스트와 ABC뉴스의 조사 결과는 현재 민주당이 94년 공화당의 우월한 입장에 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권자들이 의회의 무능한 모습에 얼마나 분노하고 있는지를 반영한다.
리버먼의 패배에 경각심을 가진 공화당은 앞으로 부시의 선거참모 칼 로브의 전략에 따라 맹공을 펼칠 것이다. 공화당은 민주당을 급진적 좌파로 몰아세울 것이다. 물론 라만트의 승리는 그의 좌파적 성향이라기보다는 막대한 재력과 TV의 영향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민주당 후보들은 이라크에서 부시의 감세정책까지 너무나도 많은 이슈를 들고 나온 상황이라 민주당 지지자들조차도 당이 내세우는 정책이 무엇인지 뚜렷하게 알지 못한다.
민주당에는 이를 수정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그들은 경제성장에 따른 혜택을 더 넓게 배분하면서도 경제를 강화시킬 수 있다고 미국인들을 설득해야 한다. 그들은 민주당이 안보를 책임질 수 있으며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지위를 다시 세울 수 있다는 믿음도 국민들에게 심어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