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보기 좋게 갇혀 버렸다

제7보(66∼80)



백66에 대하여 흑이 74의 자리에 곱게 잇기는 싫은 장면이다. 이영구는 여기서 한참 고민했다. 최강의 수단은 참고도1의 흑1로 우지끈 끊어 버리는 것이다. 축도 장문도 안되는 곳이므로 이 절단은 상당히 강력하다. 그러나 막상 그곳을 끊자니 백2 이하 6의 반격이 다소 마음에 걸린다. 과연 이 싸움이 흑에게 유리한 것일까. 망설이던 이영구는 흑67로 백의 응수를 타진했는데…. 홍성지가 사이버오로에 올린 글자는 두 글자였다. "허걱" 말도 안되는 착점이라는 경악의 표현이었다. "안 받아줄 거 같은데."(윤준상) 흑67은 백더러 한 수 받아 달라는 주문이었다. 이곳에 흑돌을 선수로 하나 두어놓으면 중앙전투에 요긴하다는 수읽기의 소산이었다. 그러나 상대는 이세돌. 반골의 기질로 똘똘 뭉쳐진 표독한 승부사. 세계랭킹 1위의 거친 사내. 백68이 이세돌 일류의 적시타였다. 선수로 차단한 수순이 절묘하기 짝이 없다. 그리고 백80으로 포위망을 크게 치자 중원의 흑 4점이 보기좋게 갇혀 버렸다. "잡힌 거 같아."(윤준상) "잡혔어."(홍성지) 홍성지가 참고도2의 흑1 이하 백10까지를 사이버오로 생중계 사이트에 올렸다. 흑이 모조리 잡힌다는 설명과 함께. 그렇다면 이 바둑은 여기서 끝나는 것일까.(7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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