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최근 환율상승 '강만수의 힘?'

원·달러 닷새째 올라 949.60원…국내 수급불균형도 가세<br>외국인 다시 '달러 사자'로


원ㆍ달러 환율 상승세가 가파르다. 930원대까지 급락했던 환율은 공교롭게 지난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최중경 차관 체제가 가동됐던 시점부터 급반등하며 닷새째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선 글로벌 달러 약세 현상과 무관한 원화 약세에 대해 경상수지 악화, 안전자산 선호, 외국인 배당금 송금 수요 등 국내의 불균형한 수급문제를 주원인으로 보지만 강 장관의 강력한 환율 방어 의지도 시장참가자의 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른바 ‘강만수의 힘’이 최근 환율상승세의 변수로 떠올랐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강 장관의 공개적인 환율개입 시사 발언은 자신의 패를 노출하고 게임에 임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역외 투기세력에게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신중한 행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6일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달러당 1원40전 오른 949원60전을 기록했다. 장 중 한때 950원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장 후반 소폭 밀렸다. 이처럼 글로벌 달러 약세에 영향받지 않고 원화도 약세를 띠고 있는 것은 지난해와 달리 시장의 수급구조가 바뀌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경상수지 악화를 비롯해 이달 외국인 배당금의 역송금 수요, 고유가로 인한 원유 수입 달러 결제 수요 증가,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금융기관의 달러 차입 어려움, 수출업체 및 해외펀드투자의 헤지용 선물환 매도 감소 등으로 달러가 근본적으로 부족해지며 상승 쪽으로 추세가 전환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특히 환율 강경론자인 ‘강-최’ 투톱 체제도 최근 환율 상승세에 중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홍승모 신한은행 과장은 “지난주 환율이 930원대로 급락한 뒤 바로 반등했던 원인엔 정책당국자의 스탠스가 심리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달러 매도에 나섰던 역외의 대규모 투기 세력이 최 차관 인사를 전후해 순매수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최근 글로벌달러 약세 흐름상 국내에서도 원화 강세가 예상돼 외국인이 달러를 매도했지만 ‘강-최 라인’의 환율 정책을 감안해 다시 매수 전략으로 전환했다는 설명이다. 이진우 NH투자선물 부장은 “강 장관의 ‘환율 통제’ 발언은 환율이 일정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마켓플레이어에게 심어주고 있다”며 “하지만 재경부 수장으로서 전략을 쉽사리 노출할 경우 시장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역시 강 장관의 환율주권 발언을 원론적인 입장으로 평가하면서도 결국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수입물가를 감안하면 환율은 떨어져야 하고,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환율은 상승해야 한다”며 “강 장관은 아마 후자에 마음을 두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강 장관이 워낙 경상수지에 민감하기 때문에 920원대 밑으로 떨어지는 것은 불편해 할 것 같다”며 “하지만 국내 수급상황이나 시장기대심리가 지난해와 달리 상승 쪽으로 전환돼 굳이 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은의 또 다른 관계자는 “강 장관의 발언이 환율 움직임과 관계없다고 할 수는 없다”며 “아마 적정 범위 아래로 환율을 끌어내리지는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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