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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개발 좌초땐 1조대 허공으로] 출자사 대부분 수백억 이상 날릴 판… 서부이촌동 주민 최대 피해

■ 패자밖에 없는 사업<br>코레일 최악땐 7200억 중 1600억만 건져<br>롯데관광개발은 자본금 수십배 손실 불가피<br>주민동의 없는 개발에 5년간 재산권 묶이고<br>보상금 믿고 대출 받았다 극심한 생활고까지

공사비 미지급으로 지난달부터 공사가 중단된 용산국제업무지구 현장. 사업이 좌초돼 시행사인 드림허브PFV가 청산될 경우 1조1200억원의 매몰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호재기자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이라는 용산국제업무단지 개발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주민들과의 보상 협의가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의 갈등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특히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PFV)의 자금난이 부각되면서 초기의 장밋빛 전망은 사라지고 사업의 좌초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드림허브의 최대주주인 코레일이 용산개발사업 중단에 따른 드림허브 청산가치와 매몰비용을 추정한 것은 이미 사업 좌초가 미칠 영향까지 염두에 둔 셈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사업 중단하면 1조1,200억원 증발=현재까지 드림허브가 확보한 자금은 총 4조405억원. 출자사들의 자본금 1조원 외에 토지반환채권을 통해 조달한 금융권 차입액이 2조4,363억원이다. 여기에 지난해 1,500억원의 전환사채(CB)와 회사채 50억원을 발행해 조달했다.

또 코레일이 랜드마크 빌딩 선매입 조건으로 납부한 계약금이 4,162억원이며 기타 이자수입 등으로 330억원을 확보했다.

조달한 자본금 중 2조9,271억원은 토지대금으로 사용했고 토지 관련 세금으로 2,580억원, 토지대금 연체이자로 1,200억원이 코레일에 지급됐다. 용산역세권개발㈜의 운영비 등 사업 관련 비용이 2,093억원이었으며 은행 이자도 3,238억원에 달한다.

결국 총 4조405억원의 조달자금 중 지난 8월 말 현재 드림허브의 잔액은 1,566억원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 잔액 중 일부는 지난달 해외설계 용역비로 지출됐다.


지출한 금액 중 회수 가능한 금액은 토지대금으로 코레일에 납부한 2조9,000억원 정도다. 하지만 이마저도 금융권에서 차입한 돈을 갚고 나면 남는 것이 없다. 결국 2007년 사업이 본격화된 후 자본금 1조원과 CB 발행금액 1,500억원 등이 세금과 은행 이자, 회사 운영비로만 사용된 채 공중에서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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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레일 포함 각 출자사들도 막대한 손해=용산개발사업이 좌초될 경우 가장 큰 손해는 코레일이 입을 수밖에 없다. 코레일은 현재 드림허브에 7,215억원을 투자한 상황이다. CB로 375억원, 랜드마크타워 계약금으로 4,340억원, 출자금 2,500억원 등이다. 이 중 코레일이 회수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은 5,500억원, 최소 금액은 1,623억원이다. 최악의 경우 출자금은 한 푼도 못 건지게 되며 랜드마크타워 계약금도 30% 정도밖에 반환 받지 못한다. 코레일이 예상한 회수 금액을 최대한 반영한다고 해도 2,000억원가량은 회수가 불가능하다.

다른 출자사들도 출자한 자금의 대부분을 날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출자금 1,510억원과 지난해 CB 발행으로 250억여원 등 총 1,700억여원을 투자한 2대주주인 롯데관광개발도 회사 자본금(55억원)의 수십 배에 달하는 손실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드림허브가 청산되면 대부분의 출자사들이 수백억원 이상의 막대한 손실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개발사업이 좌초할 경우 실제 투자자금 손실 이외에 더 큰 후폭풍이 밀려들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싸움 때문에…서부이촌동 주민 최대 피해자 될 듯=무엇보다 사업이 좌초할 경우 가장 큰 피해자는 서부이촌동 주민들이다. 이들은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개발사업이 진행됐을 뿐만 아니라 2007년 이후 5년간 재산권까지 묶여 있는 상태다. 여기에 사업시행자 선정 당시 시행사가 비공식적으로 약속한 보상안을 믿고 대출을 받아 극심한 생활고를 겪는 주민도 즐비하다.

한 비대위 관계자는 "이주비 3억원, 보상액 10억원 등 동의서를 받을 때 약속했던 게 지금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며 "등기부등본을 떼서 주민들 대출을 합해보니 4,000억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투자 목적으로 서부이촌동에 부동산을 샀던 사람들도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개발사업이 백지화되면 부동산 자산가치 하락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용산 개발이 중단되면 당연히 인근 부동산 가격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며 "부동산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그동안 하락세를 나타낸 용산 부동산 시장에는 큰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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