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권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AL)이 반정부 시위대에 강경진압으로 일관하고 있는 시리아의 회원국 자격을 정지하기로 했다 .
1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AL 소속 각국 외무장관은 이집트 카이로에서 시리아 사태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이같이 합의하고 대(對) 시리아 제재를 이행하기로 했다.
셰이크 하마드 빈 자셈 알 타니 카타르 총리 겸 외무장관은 성명에서 "AL은 회의에서 시리아 대표단의 활동을 정지하기로 했다"며 "시리아 정부에 대한 정치ㆍ경제 제재도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밝혔다.
하마드 총리는 시리아의 회원국 자격이 오는 16일부터 정지된다고 밝힌 뒤 시리아 정부에 민간인에 대한 폭력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각 회원국의 시리아 주재 대사들을 다마스쿠스로 소환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시리아의 회원국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의견과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게 좀 더 시간을 주자는 의견이 대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레바논과 예멘, 시리아를 제외한 18개국이 이날 결정에 찬성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국제사회도 일제히 아랍연맹의 조치에 대해 환영 논평을 내렸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참석차 하와이를 방문 중인 오바마 대통령은 현지에서 성명을 내 "이번 조치는 인권을 침해하고 평화 시위를 억압해온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외교적으로 점점 더 고립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과은 앞서 알 아사드 정권에 대한 경제 제재 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한편 이날 회의장 앞에서는 시리아 시위대 100여명이 AL 회원국 자격 정지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AP통신 "아랍연맹의 회원국 자격이 정지되면 아랍 민족주의의 중심국임을 자처하는 시리아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