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까지 나흘간 대정부질문을 마친 국회는 17일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안전행정위원회 등의 상임위원회가 열리며 4월 임시국회에 계류된 법안 등을 심의했다. 여야는 대정부질문 내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 이 총리의 관계 및 금품수수 의혹 공방을 벌였으나 이날 오랜만에 국회 본연의 입법활동을 펼쳤다.
교문위에서는 학교 옆 호텔 건립을 허용하는 관광진흥법 개정안을 심의했고 안행위에서는 누리과정 예산 편성에 필요한 지방채 발행을 골자로 한 지방재정법 개정안을 다뤘다. 새누리당은 정부가 경제활성화 법안으로 추진하는 관광진흥법 처리를 강조하고 있지만 여전히 야당의 반대가 만만찮았다.
여당은 이를 비롯해 4월 국회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과 30개 경제활성화 법안 중 아직 처리되지 못한 9개 법안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16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독대하며 이를 강조했다.
당정의 이 같은 방침에도 야당은 연일 이 총리의 사퇴를 주장하며 여당을 향한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특위 활동 시한을 보름여 남겨둔 공무원연금 개혁은 아직 합의점도 못 찾고 있고 이견이 많은 경제활성화법안들도 성완종 리스트에 묻혀 처리를 장담하기 힘들어졌다.
국회에서 낮잠 자고 있는 다른 경제활성화 법안이나 야당이 주장하는 4대 민생경제 활성화 법안은 논의조차 장담하기 어렵다.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 설치를 담은 영유아 보육법과 담뱃갑 경고그림을 도입하는 국민건강진흥법 개정안도 지난 임시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해 이번에 처리해야 한다. 연말정산 보완대책을 소급적용하기 위한 법 개정도 이뤄져야 하지만 오는 29일 열리는 재보선까지는 여야의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파문으로 여야 대립이 갈수록 격화돼 입법 활동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