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국은 지금… 소비 디커플링?

전세계적 X마스 특수 실종속… 국내 백화점 이례적 매출 급증<br>지난 주말 해외명품 소비 최고 36%나 늘어<br>美스타벅스 구조조정속 국내선 판매 호조<br>"일시 현상" "과시형 소비 인기끌것" 엇갈려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위축이 세계 각국에서 동시에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국가와 다른 소비패턴이 국내에서 나타나 원인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미국ㆍ일본 등 외국의 경우 크리스마스 특수가 실종돼 매출부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백화점들은 크리스마스를 앞둔 지난주 말 매출이 급증, 백화점 관계자들마저 놀라고 있다. 국내 소비추세가 해외와 다른 양상을 보이는 이른바 ‘디커플링(decouplingㆍ탈동조화) 소비’ 현상이다. 24일 국내 주요 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해외명품 매출 증가율은 평균 35%에 이르렀다. 상반기 40%까지 올라갔다가 불경기 여파로 주춤하기는 했지만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해외시장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신장률이다. 해외명품 소비 증가는 불경기 한파가 극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 크리스마스ㆍ연말에도 이어지고 있다. 크리스마스 선물 구매가 집중된 지난주 말(19~21일) 백화점 매출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직전 주말(21~23일)보다 14~21% 증가했다. 12월 전체 백화점 매출이 지난해보다 2~4%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불황에도 크리스마스 이벤트가 제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지난주 말 해외명품 매출 증가율은 36%로 올해 전체 평균인 31%보다 5% 포인트 상승했다. 고급 백화점의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미국과는 정반대다. 디커플링 소비현상은 해외명품뿐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저가소비가 늘면서 전세계 대형 마트들은 그나마 매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국내 대형 마트는 주춤하는 분위기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마트의 매출 증가율이 신규점포를 제외할 경우 11월에도 3% 감소, 마이너스 신장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크리스마스 직전 주말 매출에서도 백화점들의 완구 등 선물 매출은 증가세를 보였지만 이마트의 완구제품은 지난해보다 4% 감소했다. 또 구조조정 한파에 휩싸인 미국 스타벅스와 달리 국내 스타벅스는 판매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스타벅스는 미국에서 205개, 호주에서 61개 매장을 폐쇄했지만 올해 한국에서는 43개 점포를 추가 오픈했다. 매출 증가율도 전세계 평균인 10%의 2배인 20%를 기록해 매출이 1,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디커플링 소비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몇 가지 풀이를 내놓았지만 소비회복 신호는 아니라고 진단하고 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지난 5월부터 이어진 경기불안 피로감이 크리스마스와 연말이라는 이벤트로 일시적인 소비 탈출구를 찾은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꺾이지 않는 해외명품 소비는 환율에 의한 유턴 소비라는 분석도 나왔다. 백인수 롯데유통산업연구소 소장은 “고환율로 연말 해외여행이 줄어들면서 국내에서 해외명품을 구매하는 유턴 소비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디커플링 소비가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백 소장은 가처분소득 감소 등으로 소비자들이 불황을 훨씬 더 체감할 내년에는 해외명품 매출도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김 교수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해외명품은 소비재라기보다 과시재”라며 “불황일수록 자신을 포장하려는 심리가 커지면서 해외명품 등 과시형 소비가 더 인기를 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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