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분유 시장 재편 조짐

매일유업 식중독균 검출 이후 점유율 곤두박질<br>남양·일동후디스 반사이익<br>일동은 매일 제치고 2위에


연간 2,500억원 규모의 분유 시장이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초순 식중독균 검출의 여파로 매일유업 제품의 판매가 둔화되면서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의 양강 체제에 균열이 가는 등 주요 기업의 시장 점유율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분유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초 매일유업 분유에서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됐다는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발표 이후 매일유업의 시장점유율(MS)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대형마트의 매출 기준에 따르면, 올 2월 기준 28%를 기록했던 매일유업의 시장점유율은 식중독균 사건이 발생한 지난 3월에 13%까지 떨어졌다. 무려 15%포인트가 빠진 것이다. 매일유업이 잃은 시장점유율은 남양유업과 일동후디스가 나눠 가져갔다. 남양유업의 시장점유율은 같은 기간 59%에서 68%로, 일동후디스는 12%에서 18%로 각각 9%포인트, 6%포인트 상승했다. 일동후디스가 매일유업을 제치고 매출 2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일유업은 식중독균 파동 이후 문제가 됐던 분유 제품의 검사를 외부 연구소에 의뢰한 결과 '아무 하자가 없다'는 통보를 받았음을 적극 홍보하는 등 역공에 나서고 있지만 큰 효과가 없는 셈이다. 특히 다른 대형마트들도 2~3위 간의 시장 점유율 역전 추세가 거의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분유 업계 빅3의 구도 자체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업계는 시장 변동이 거의 없다시피 한 분유 시장에서 단 시일 내에 급격한 시장 재편 움직임이 일자, 촉각을 곤두세우며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분유 업체 관계자는 "식중독균 파동 이후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의 라이벌 구도가 무너지는 양상"이라며 "이 추세라면 매일유업은 향후 일동후디스와의 2위 경쟁에서도 승리를 장담하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매일 유업으로서는 분유 사업에서 실추된 명예가 유산균음료나 커피음료 등 다른 제품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하는 입장이다. 음료 업체 관계자는 "분유 시장 규모는 저출산 영향으로 연간 2,500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많이 줄었다"며 "하지만 매일유업이 분유제품 으로 컸던 기업인 만큼 상징성이 적지 않아 부담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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