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우리금융 민영화 사실상 무산] 산은금융 표정

"심도있는 논의없이 무산 아쉬워… 他금융사 M&A·독자생존 추진"

"정부의 뜻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밝힌 산은금융지주의 우리금융지주 인수전 참여 불가 방침을 전해들은 산은금융의 한 고위관계자 전언이다. 그는 "정부가 반대한다면 산은금융은 (우리금융을 인수할) 방법이 없다"면서 "국내 금융산업의 발전과 통일 이후 산은금융의 역할 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 없이 정치적으로 변질돼 무산돼 아쉬울 뿐"이라고 답답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산은금융의 우리금융 인수전 참여 불가 소식이 전해진 이날 산은금융 관계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3월 강만수 회장 취임 직후부터 3개월 동안 모든 역량을 집중해 추진했던 우리금융 인수가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산은금융의 한 관계자는 "주변 여론은 좋지 않았지만 정부 입장이 이렇게 급변할지는 몰랐다"며 "지난 3개월간 소모적인 논쟁만 하다 아무런 결과도 없이 원점으로 되돌아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산은금융은 글로벌 투자은행(IB)로 성장하고 통일 이후 북한의 산업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우리금융 인수를 희망해왔다"며 "당면한 문제점들만 보고 국가의 미래는 내다보지 못해 아쉽다"고 전했다. 산은금융은 우리금융 인수가 무산됨에 따라 다른 금융기관 인수합병(M&A)과 독자생존 방안을 동시에 추진할 방침이다. M&A로 수신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시장여건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독자생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산은금융은 국내에서는 우체국ㆍ농협ㆍSC제일은행 등이 매물로 나올 경우 시장상황에 따라 다시 M&A를 추진할 방침이며 해외에서는 동남아시아 지역의 시중은행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독자생존을 위해서는 현재 55개인 점포를 올해 말까지 75개로 늘려 개인금융 기반을 확대하고 사회간접자본(SOC)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기존 강점을 극대화해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다. 산은금융의 한 관계자는 "독자생존을 위한 세 가지 시나리오가 이미 준비돼 있으며 계획대로 된다면 연간 1조원가량의 순이익을 지속적으로 낼 수 있다고 본다"면서 "다만 국내 시중은행들은 물론 글로벌 IB들과 경쟁하려면 산은금융이 자율적인 경영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각종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