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對北정책 매우 어려운 시기" 韓·日과 협조하며 대응방향 모색

■美 반응·북미관계 어떻게<br>美 공식반응 내용에 촉각속 장례까지 일단 대화중지 예상<br>NSC 당국자들 밤 10시 출근, 전군 비상경계태세 2급 발령

미국의 백악관ㆍ국방부 등의 한반도 라인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비상이 걸렸다. 미 정보당국도 최근까지 중국 방문, 왕성한 현장지도 등을 근거로 김 위원장의 건강이 호전되고 있다고 판단해 그의 사망을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김 위원장의 사망이 한반도 정세와 북미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권력승계를 포함한 북한의 내부상황을 긴밀히 주시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사망 사실을 즉각 보고 받았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18일(현지시간) 성명에서 "김 위원장이 숨졌다는 보도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오바마 대통령도 이를 보고받았다'"고 전했다. 또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조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를 비롯한 주요 당국자들은 이날 밤10시 북한 언론의 보도를 통해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는 사무실로 긴급히 출근했다. NSC는 북한 조선중앙TV와 조선중앙방송의 중대 방송이 예고됐을 때부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주미 한국대사관과 계속 연락을 주고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역시 한국의 합동참모본부가 전군 비상경계 태세 2급을 발령함에 따라 여기에 따른 한미연합방위 태세도 물샐틈없이 가동되도록 주한미사령부에 지시했다. 오는 22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될 것으로 알려진 제3차 북미 고위급대화 등 북미 간에 재개된 대화는 최소한 김 위원장의 장례 때까지 일단 중지될 것으로 보인다. 비상상황인 만큼 대화가 열린다면 오히려 이상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워싱턴의 한 외교당국자는 "국무부를 비롯한 미국 정부당국도 김 위원장의 사망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한 것으로 안다"면서 "식량지원이나 북미대화 등 최근 흐름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국무부 등 미 외교당국은 최근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 취임 이후 비교적 긍정적인 신호를 이어가던 북미관계가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를 주목하며 향후 대응방향을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티븐 보즈워스 전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미국의) 대북정책에서 매우 어려운 시기를 맞게 됐다"며 "미국은 이번 일로 한반도 주변에 돌발적인 상황이 연출되지 않도록 한국ㆍ일본 등과 긴밀히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김 위원장 사망에 대한 공식 반응이 앞으로 북미관계의 분위기를 가늠할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 치노이 미 남부캘리포니아대(USC) 미중연구소 선임연구원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김 위원장의 사망에 적정한 수준에서 애도를 표하고 관계개선의 의지를 나타낸다면 북한도 이에 호응해 대화국면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의 3남인 김정은으로의 권력승계가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을지도 워싱턴의 관심사다. 그동안 워싱턴 관리들은 김정은이 그의 아버지와 달리 권력기반을 다지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이는 한반도 주변의 불안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공공연히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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