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정전때 예비전력 제로… '뻥튀기 발전' 드러나

허수 포함해 관리하다 다급히 블랙아웃 직전에 단전<br>비상수급 연장 불구 25개 발전소 가동 중단도 확인<br>崔지경 정전사태 회견

사상 초유의 9ㆍ15 정전 사태를 초래한 원인이 수요예측 실패뿐 아니라 '뻥튀기 발전'에 따른 발전량 '허위 보고' 때문인 것으로도 나타나 파장이 커지고 있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18일 정전 사태와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정전 당일 공급능력의 허수계상에 따른 허위보고가 있었다"며 "한국전력거래소가 발전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발전량을 공급능력에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본지 8월17일자 2면 참조 정전 당일 전력 공급능력은 7,071만㎾로 알려졌으나 실제로 전력거래소 내부의 공급능력은 6,752만㎾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당시 예비력은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350만㎾나 미달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오후2시30분께 최저 예비력이 그동안 알려진 148만㎾가 아닌 사실상 '제로' 수준인 24만㎾에 불과했던 것으로 뒤늦게 파악됐다. 전국의 모든 전기가 한꺼번에 모두 끊기는 이른바 '블랙아웃 (Blackout)' 수준으로 제한송전에 따른 피해를 크게 뛰어넘는 상상을 초월하는 최악의 정전 사태에 직면할 수도 있었다는 이야기다. 블랙아웃이 되면 정전을 복구하는 데만 최소 40시간 이상이 걸려 막대한 산업피해는 물론이고 일상 생활에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된다. 이에 따라 당일 오후2시50분께 전력거래소 측이 당시 다급하게 순환정전(단전) 조치를 하게 된 배경으로 풀이됐다. 실제로 정전 사고 이후 전력거래소 측이 예비발전소인 영남과 울산ㆍ인천 화력발전소를 가동시키지 않고서 발전량을 포함시켰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들 화력발전소는 값비싼 가스와 석유를 주연료로 하지만 최저 가동 상태만 유지하면 단기간 내에 정상 발전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석탄이나 원자력 등의 연료가 비싸 전력거래소 측의 가동이 중지된 상태에 있었음에도 마치 발전이 가능한 것처럼 대외적으로 허위로 보고를 한 셈이다. 최 장관은 "예비발전소가 발전 상태에 들어가려면 5시간 동안 예열을 해야 하는데 전력거래소에서 실제로 전력생산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급능력에 포함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더구나 지경부에 보고된 예비 전력 중에서도 복합발전 등을 포함해 실제로 사용이 곤란한 전력까지 모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 같은 전력거래소의 허위발전에 대한 관행을 지경부가 사전에 알고 있었지만 묵인하고 있다 이번에 정전 사태가 발생하자 이에 대한 책임을 전력거래소에 떠넘기기에 위해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한 발전회사 관계자는 "전력거래소가 예비발전기 등과 관련해 공급능력을 허위로 보고 하는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닐 것"이라며 "오래된 관행을 관리 기관인 지경부가 모르고 있었다는 것도 쉽게 납득하기 힘든 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지경부는 당초 여름철 비상수급 조치 종료를 당초 8월31일자로 9월23일까지 3주간 연장한다는 공문을 한국전력과 발전자회사에 보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고 당일 25기의 발전소가 정비에 들어가는 등 일정 변경과 달리 원래 계획대로 발전소 정비가 이뤄진 점에 대해서도 논란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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