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SNS등 IT업계 "OO님이라 불러주세요"

'직급 No, 이름 Yes' 호칭파괴 바람<br>"환경 급변따라 조직문화도 바꾸자"<br>브라이언·비노등 영어이름도 인기


가는 해를 보내고 새해를 준비하느라 분주한 연말. 정보기술(IT)업계의 올 연말은 새로운사내문화가 시작되면서 왁자지껄하다. 경영진과 직원 간 소통이 잘돼 모든 일이 술술 잘 풀릴 것이라는 기대감도 엿보인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유명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업체 카카오. 이 회사의 김범수 이사회 의장은 회사 내에서 '김 의장님'이 아닌 영어이름 '브라이언'으로 불린다. 이석우 대표도 '비노(VINO)'로 통한다. 와인을 좋아하는 이 대표가 이탈리어로 와인을 뜻하는 단어를 영어 닉네임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갓 입사한 신입사원 또한 이석우 대표를 만나면 비노라고 편하게 부른다. IT업계의 조직문화가 바뀌고 있다.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는 수평적인 문화를 만들어 급변하는 IT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같은 흐름은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하는 포털이나 SNS업체에서 활발하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에는 직급이 없고 영어 이름만 있다. 김범수 의장과 이석우 대표는 물론이고 이제범 공동대표는 자신의 한글 이름 이니셜을 딴 제이비(JB)라 불린다. 카카오가 이러한 조직문화를 만든 이유는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다. 한글이 아닌 영어 이름을 도입한 이유는 아직까지 연장자의 이름을 직접 칭하는 것이 어색한 우리나라 문화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카카오에 처음 입사하게 되면 연수 과정을 통해 '님'이라는 호칭을 쓰지 않고 영어 이름을 쓰도록 교육을 받는다. 이에 대한 직원들의 호응도는 매우 높다. 이석우 대표는 "와인을 아주 좋아하기 때문에 영어 이름을 비노로 정했다"며 "처음에는 영어로 서로를 칭하는 것이 어색했지만 지금은 이게 더 익숙하다"고 밝혔다. 그는 "거리낌 없는 호칭 덕분인지 토론이나 회의를 할 때도 다양한 의견이 거침없이 오가고 아이디어가 넘친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대기업 계열 전자업체에서 카카오로 자리를 옮긴 최세윤 연구원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카카오톡과 같은 혁신적인 서비스가 나오게 된 배경에는 직급 없이 서로를 영어로 칭하는 수평적인 조직문화가 자리하고 있다"며 "대기업의 관료적인 문화는 기업 운영의 정답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호칭 파괴는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도 비슷하다. 다음 직원들은 우리말 이름 끝에 '님'자를 붙인다. 최세훈 대표는 회사에서는 '세훈님'으로 통한다. 신입사원들도 팀장을 '팀장님'이 아닌 이름 뒤에 '님'자를 붙여 부르면 그만이다. 이러한 문화는 위계질서나 허례허식을 싫어하는 이재웅 다음 창업자의 경영철학이 반영됐다. 다음의 한 관계자는 "팀장이나 본부장과 같은 직책은 있지만 직급은 없다"며 "다음은 창업 당시부터 이를 도입했으며 지금은 하나의 독특한 조직문화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신동엽 연세대 경영학부 교수는 "수직적 조직구조는 업무 효율성을 높여 일처리 속도를 빠르게 하는 반면 수평적 조직구조는 창조성이나 혁신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며 "수평적 문화에서 정보나 아이디어들이 다양하게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벤처나 IT기업에는 수평적 조직이 성장에 더욱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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