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간접금융 의존도 심화
증시등 침체여파… 올 상반기 금융부채 24조6,000억 늘어
회사채 및 주식등 직접금융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기업들의 간접금융 의존도가 올들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외부에서 조달한 총 금융부채 규모는 특히 올 상반기에만 24조6,000억원이나 증가, 그동안 누적된 금융부채를 포함해 수익성 저하의 큰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은행은 12일 '우리나라 기업의 자금조달 패턴 변화추이와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국내 기업들은 70년대 이후 외부자금 조달 중 직접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를 보여왔으나 대우사태 이후 회사채 시장의 급격한 위축 및 주식시장 침체로 크게 하락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기업의 신용위험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고 투신사 및 은행신탁 계정의 자금이탈로 회사채 및 기업어음의 매입여력이 크게 저하된데 주로 기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은행이나 비은행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등 간접금융 의존도(전체 외부조달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는 외환위기 이후 비은행금융기관의 자금회수로 98년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나, 지난해부터는 예금은행을 통한 대출이 늘어나면서 다시 증가세로 반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아직도 우리나라 기업들은 취약한 재무구조와 누적된 금융부채로 인해 금융비용 부담이 큰 상태이며 이로인한 수익성 악화로 내부자금 조달능력도 저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의 금융비용부담률(금융비용/매출액)은 올 상반기 현재 5.1%로 일본(0.9%)과 대만(2.2%)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에 달하고 있다.
한은은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부채규모를 크게 줄이고 수익성 없는 사업부문은 과감히 매각해야 하며, 내부자금 조달비중을 높이는 노력에 나서는등 자금조달 패턴을 더욱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아울러 "현재의 불안한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기업금융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현재 추진중인 기업 및 금육구조조정을 신속히 마무리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이진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