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산업현장에 부합되는 대학교육을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대학교육에 대한 만족도를 ‘보통’이라고 응답한 것은 국내 대학교육이 많이 개선됐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뜻한다. 업무 및 시사상식ㆍ국제감각ㆍ외국어구사 능력 등만 ‘다소 만족한다’는 평가를 받았을 뿐 대학에서 얻은 지식과 기술의 현장부합은 낙제점을 받았다. 특히 전공활용 능력ㆍ분석력ㆍ업무적용력 등 인력 수요자인 기업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으로 꼽히는 부문의 수준이 크게 뒤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기업들은 매년 신입사원을 뽑으면 이들을 재교육시키는 데 많은 예산과 시간을 낭비했다. 지식ㆍ기술력은 물론 예절ㆍ태도까지도 다시 가르쳐야 하는 실정이다. 이러다 보니 기업들은 대학에서 무엇을 가르치는지 모르겠다고 볼멘소리를 해왔다. 우리 대학교육의 경쟁사회의 요구에 대한 부합정도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 등 국내외 조사에서도 항상 바닥수준을 벗어나지 못해 대학교육에 대한 불신감이 팽배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청년실업시대를 맞아 대학도 기업이 필요한 인재양성에 눈을 뜨는 등 대학교육을 개선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2002년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실시한 대학교육에서 얻은 지식과 기술의 부합도 조사에서 28%에 불과했던 긍정적인 답변이 지난해 조사에선 56%로 껑충 뛰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대학교육의 개혁 없이는 차세대 성장산업을 이끌 핵심 인력을 육성할 수 없다는 점에서 대학교육의 혁신은 계속돼야 한다. 기업도 더 이상 불평만 해선 안 된다. 인재를 받아 재교육해 쓰던 소극적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 산학협동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학측에 주문도 하고 쓴 소리도 해야 한다. 대학은 개혁과 경쟁원리 도입을 통해 우수한 교수진을 확보하고 학사관리를 엄격히 해 기업의 요구에 부합하는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대학은 산업이고 산업이 돼야 한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말은 바로 이점을 지적한 것이다. 기업도 대학이 재정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은 산업현장이 요구하는 인재양성에 달렸다. 그러한 인재양성은 대학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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