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살모사 毒’ 이용 항암제, 동물실험서 뛰어난 효과

암세포의 성장ㆍ전이를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한국산 까치살모사(칠점사)의 유전자를 이용한 항암 유전자치료제가 동물실험에서 뛰어난 항암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세의대 정광회(심혈관연구소)ㆍ박용석(임상병리학과) 교수팀은 칠점사의 독샘에서 분리한 디스인테그린 유전자가 생체내에서 발현되도록 프로모터와 함께 양이온성 리포좀에 싸서 암에 걸린 쥐에 투여한 결과, 우수한 항암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이 유전자치료제는 암세포에서 방출된 단백질이 혈관형성을 유도할 때 수용체 역할을 하고 유방암을 비롯한 많은 암세포들이 혈관으로 침입해 전이되는 첨병 역할을 하는 인테그린(integrin) 단백질의 작용을 방해하는 디스인테그린 단백질을 만들어내도록 설계됐다. 따라서 암세포가 정상세포의 표면에 붙거나 신생혈관을 만드는 것을 방해, 암세포의 증식ㆍ전이를 효과적으로 억제한다. 암세포는 주변에 혈관을 새로 만들어 산소ㆍ영양분을 공급받으며 주변 장기ㆍ조직의 세포기저막을 파괴하고 혈관의 내피세포를 증식시키면서 전이된다. 그동안 뱀독에서 분리한 단백질을 쥐에 주사해 각종 암의 전이와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를 얻었다는 보고는 있었지만 이들 단백질을 조절하는 유전자를 이용한 치료제를 생체에 주입해 항암효과를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단백질 주입방법은 살모사의 독에서 추출한 살모신 단백질을 쥐에게 매일 3주간 주사해야 항암효과가 나타났다. 그러나 디스인테그린 유전자치료제는 4~5일에 한 번만 투여해도 유사한 항암효과를 보였다. 1차로 디스인테그린 유전자치료제를 흑색종양세포가 있는 쥐에 4일마다 1차례씩 3주간 투여한 결과, 암전이와 암성장이 각각 92%, 75% 가량 억제됐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부 선도기술개발사업과 산업자원부 차세대사업의 연구비 지원을 받아 이뤄졌으며 연구결과는 암 연구분야 최고 학술지인 `캔서 리서치(Cancer Research)` 최근호에 실렸다. 정 교수는 “디스인테그린 유전자 치료법은 처음 시도된 것으로 학술적 의미뿐 아니라 임상적용 가능성도 높으며 폐암ㆍ대장암 등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과 유럽ㆍ일본ㆍ호주 등 8개국에 국제특허를 출원했고 상품화를 위한 독성시험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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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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