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호발사추진단장은 이날 오후 열린 브리핑에서 이상 원인을 "발사체 하부 연료공급라인 연결포트(CD-2) 상부에 설치된 분리면의 기밀유지용 '실(seal)'이 파손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발사체에 가스와 연료를 공급하기 위해 발사대에 연결된 부분이 문제라는 것이다. 헬륨가스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실이 공급압력(220bar)을 견디지 못하고 파손된 것이 가스 누출의 원인이다.
실만의 문제라면 실을 교체하더라도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항우연은 러시아 기술진과 함께 실이 파손된 원인을 분석할 방침이다. 단순 부품 교체만으로는 근본 원인을 해소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로호를 다시 조립동으로 옮겨온 것은 나로호가 세워져 있는 상태에서는 이 같은 누설 현상을 제대로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나로호를 수평으로 눕혀 원인을 파악하고 수리해야 한다.
발사는 언제 가능할까. 교육과학기술부와 항우연은 발사 시기를 앞당기는 데 초점을 두기 보다는 발사 성공에 무게를 두고 일정을 잡겠다는 방침이다. 물론 경미한 사유일 경우 이르면 31일 가능하지만 단순 실 파손에 따른 가스 누출이 아니라 기계적 결함에 따른 것이라면 물리적 점검ㆍ수리 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권세진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단순히 실이 파손됐다면 교체만 하면 되므로 (점검ㆍ수리 시간이)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기계적 문제나 다른 요인이 발견된다면 생각보다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단순 파손이라 하더라도 우주 발사체를 발사해 궤도에 안착시킬 수 있는 시간대(launching windowㆍ발사윈도)가 계절에 따라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국제기구와 추가 협의도 해야 한다.
다만 겨울에 발사할 수 없다는 일각의 지적에 조 단장은 "발사체는 섭씨 영하183도의 초저온 액체 상태의 산소가 저장된다"며 "날씨가 춥다 해도 발사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