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日엘피다 "D램값 이달부터 20% 인상"

바람몰이냐··· 마지막 승부수냐<br>대만 난야·프로모스등 동참 가능성 높아<br>"공급과잉인데 효과 의문" 시장선 회의적


세계 4위의 D램 업체인 일본 엘피다가 4월부터 순차적으로 반도체 공급가격(고정가)을 20% 인상한다고 공식 표명했다. 엘피다의 이 같은 가격정책에 대해 한편에서는 “대만 등 여타 반도체 업체들의 동조를 이끌어내기 위한 바람몰이”로 바라보고 있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영업손실 확대로 궁지에 몰린 엘피다가 그동안의 방침을 바꿔 공급을 줄여 가격을 올려보겠다는 마지막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3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사카모토 유키오 엘피다메모리 최고경영자(CEO)는 “수요가 증가한 반면 재고는 감소해 컴퓨터 제조업체들을 상대로 제품가격을 4월 전반부에 10%, 4월 후반부에 10%씩 각각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지금이 가격을 인상할 적기”라며 “아무도 이 가격대에서 이익을 낼 수 없어 시장은 지금 정상 상태로 돌아가야만 한다”고 말했다. 엘피다의 가격정책에 대해 시장에서는 “두고 봐야 할 일”이라며 신중한 입장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D램 시장은 현재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수급불균형 상황”이라며 “이른 시일 내에 수요가 크게 늘 가능성이 없다는 점에서 엘피다의 가격정책이 효과를 거둘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납품가격을 인하하는 경우라면 몰라도 공급과잉 상태에서 공급업체가 납품가격을 인상하는 게 가능한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시장 수급의 키를 쥐고 있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고정거래가격이나 수급조절 등에 대해 일체 언급을 피하고 있다. 김지수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문제는 D램 물량이 줄고 있지 않다는 것”이라며 “오는 6월까지는 가격이 올라가기 힘들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엘피다는 PC용 범용 D램 비중이 적고 그래픽ㆍ모바일 D램이 강하다”며 “그러나 그래픽ㆍ모바일 D램 가격도 빠지고 있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엘피다가 고정가 20% 인상 방침을 선언한 것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업계에서는 대만 등 다른 업체들의 동조 인상을 겨냥한 엘피다의 노림수라고 이해하고 있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이미 D램 가격이 반등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며 “이를 계기로 대만의 난야ㆍ프로모스 등도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엘피다 소식을 접한 프로모스는 “긍정적인 신호”라는 반응을 보였고 난야 역시 “최근 수요가 늘고 있어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난야ㆍ프로모스ㆍ파워칩ㆍ이노테라 등 대만 D램 업체들은 1ㆍ4분기 적자 합계가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되는 등 D램 가격 폭락세로 영업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절박한 지경에 이르렀다. 엘피다와 대만 업체들이 고정가격을 인상하는 데 성공한다 해도 일시적인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김성인 키움닷컴증권 연구원은 “엘피다 등이 가격을 20% 올린다 해도 적자를 면하지 못할 것”이라며 “문제는 삼성전자 등 선발업체의 수율이 월등한데다 한국의 환율 상승으로 원가경쟁력이 크게 앞서 있어 대만ㆍ일본 업체의 고전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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