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등 IT주들이 오랜만에 기지개를 켜며 종합주가지수를 840선에 육박하도록 끌어올리자, IT주가 주식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IT주의 강세지속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PDP, TFT-LCD 등 주요 IT제품의 가격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어 3분기 이후 관련기업들의 실적을 낙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들은 다만 IT경기 침체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저점을 높여가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IT주 너무 소외됐다= 10일 주식시장에서 자사주 매입기대감이 확산된 삼성전자가 4.21% 상승하며 45만원대를 돌파한 것을 비롯, LG전자 5.76%, 삼성SDI 5.75%, LG전자 5.76%, 삼성전기 3.06% 등 대형 IT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외국인들도 모처럼 삼성전자, LG전자, 삼성SDI 등 IT주들을 대거 사들였다.
IT주의 반등은 ▦삼성전자의 자사주 추가 매입 기대 ▦전일 미국시장의 IT주의 상승세 등 2가지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키아는 3ㆍ4분기 매출과 수익전망을 통해 매출규모를 당초 66억~68억유로에서 68억~69억 유로로, 주당수익은 0.08~0.10유로에서 0.11~0.13유로로 상향조정했다. 미국 TI도 3ㆍ4분기 주당수익이 27~29 센트에 달해 당초 예상보다 하한선을 1센트 올려잡았다.
드러나지 않은 요인 가운데는 또 삼성전자 등 주요기술주들의 주가가 지난 4월 이후 35~39% 하락함에 따라 밸류에이션(기업가치)상의 매력도 커졌다는 점도 있다. 삼성전자의 PER만 보더라도 최고점 당시 9배 수준에 이날 종가기준 6배로 떨어진 상태다. 지난 8월이후 반등장에서도 IT주는 철저히 소외됐다는 점도 부각되고 있다.
◇4ㆍ4분기 실적예상 분수령 될 듯= 계절적 요인에 의해 3분기 IT주의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란 점은 시장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D램을 제외한 LCD, PDP, 플레시메모리 등 주요제품의 가격이 분기당 15%씩 떨어지고 있기 때문.
시장에서는 결국 미국 추수감사절 및 크리스마스 등으로 수요가 늘어날 4ㆍ4분기의 실적개선이 어느정도에 달할 것인가에 관심의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서도원 한투증권 애널리스트는 “IT제품의 가격이 과거와 같이 2~3개월만에 절반이하로 떨어지는 폭락은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 기업실적이 급격히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주가도 일단 바닥을 확인한 것으로 보이고, 추가적으로 저점을 높여가면서 실적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시장의 주도주로 IT가 떠오를 것은 분명하지만, 이번 반등이 그 시기는 아닌 것 같다”며 “오늘 강세는 그동안 내수주와 벌어졌던 간격을 메우는 의미가 더 강하고 본격적인 IT주의 강세는 10월 중순부터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