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반기문 지키기' 나선 충청인사

백소회 "潘총장이 가장 피해"

成 전회장 파문에 불쾌감

"충청의 시대를 다시 열자"

대망론 열망 드러내기도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자살로 가장 피해를 본 것은 반기문 UN 사무총장입니다."

성 전 회장이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탄 충청 재경 단체인 백소회(백제의 미소) 정기 모임에서 터져 나온 말이다. 백소회 회원들은 17일 서울 인근 호텔에서 만나 "성완종씨가 죽으면서 나라를 시끄럽게 한다"며 성 전 회장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또 성 전 회장이 남긴 "이완구 국무총리가 반 총장을 겨냥해 자신을 표적 수사한 것"이라는 발언에 대해 "반 총장의 존함이 이런 곳(성완종 리스트 관련 기사)에서 거론돼서는 안 된다"며 '반기문 지키기'에 열을 올렸다.

백소회는 국민당 소속으로 11대 국회의원을 지낸 임덕규 월간 디플로머시 회장이 지난 1992년 만든 모임으로 충청 출신 전·현직 의원과 장차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임 회장은 유엔 사무총장 선거 당시 '반기문을 사랑하는 모임(반사모)'을 조직하는 등 반 총장의 당선을 위해 헌신했고 반 총장은 백소회에 매년 신년 인사를 보내는 등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열린 백소회 모임에는 평상시보다 적은 20여명의 회원이 자리를 채웠다. 정재근 행정자치부 차관과 심대평 지방자치발전위원장 등 정부 고위관계자를 비롯해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총재와 여야의 이인제·박수현 의원 등도 백소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이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충청발(發) 악재인 '성완종 리스트'가 공개되면서 회원들의 참석률이 저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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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소회 회원들은 이구동성으로 반 총장의 안위를 걱정하며 충청권 인사인 성 전 회장과의 연결고리 차단에 주력했다.

임 총무는 "반 총장의 존함이 이런 국면에서 등장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반 총장이 분노하신 것 같다. 이것은 반 총장에 대한 불명예"라고 성토했다. 이어 "만약 반 총장에 대해 외신기자들이 모국에서 대통령 후보로 나오려다가 사람이 죽었다고 기사를 쓰면 큰일이 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성 전 회장과의 과거 인연에 대해서도 "성 전 회장은 이해찬 전 총리가 당 대표 됐을 때 잠깐 들렀다가 자리에 앉지도 않고 돌아간 사람"이라며 성 전 회장과 선을 그었다.

임종건 전 서울경제신문 부회장은 "백조는 죽기 전에 아름다운 목소리를 노래를 부르고 죽는다는 뜻에서 '스완송(swansong)'이라는 말도 있다"며 "성 전 회장은 죽으면서 나라를 시끄럽게 하고 소음으로 만들었다"고 반 총장을 자신의 수사 이유로 언급한 성 전 회장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다른 인사들도 "충청이 잘나가다 성 전 회장 사건으로 다시 주저앉게 됐다"며 "다시 충청을 일으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반 총장이 17일 언론에서 밝힌 대권 불출마 원칙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충청의 시대를 다시 열자"며 '충청 대망론'에 대한 열망을 표출했다.

정치권은 이 총리가 정치적 회생이 어려운 상황에서 충청인사들의 대표단체인 백소회가 반 총장 '호위무사'로 나선 것에 대해 "충청의 유력 대권후보로 거론되던 이 총리가 대권에서 멀어진 상황에서 반 총장이 임기를 끝마치면 충청권의 열망을 전달해 대선 후보로 추대할 수 있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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