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시장에서 우리나라 주력 수출 품목인 전기·전자제품마저도 중국산에 대부분 추월당했다.중국은 특히 최근 내수경기 부진의 돌파구로 수출증대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어 시간이 흐를수록 한국산과 중국산 제품의 시장 점유율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15일 한국무역협회(회장 김재철)가 발표한 「미국시장에서 한·중간 경합품목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대미수출실적은 712억달러(미국 수입시장 점유율 7.8%)에 달해 한국의 수출실적 239억달러(" 2.6%)보다 3배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특히 수출 주력인 국산 전기·전자제품 가운데 컬러TV, 모니터, 반도체, 무선전화기를 제외한 대부분의 품목이 미국시장 점유율에서 중국산에 추월당했다고 밝혔다.
중국산 제품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이처럼 급증하는 것은 중국정부가 자국의 수출품에 대한 징치세(일종의 부가가치세)환급 규모를 넓혀주었으며 수출지원금융 및 대외무역업 권한 등을 확대시켜주는등 중국의 내수경기 부진을 해소하기 위해 강력한 수출드라이브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무역협회 중국실 관계자는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전인 지난 97년까지도 전기·전자제품에 대해서는 중국산보다 비교우위를 나타냈으나 지난해부터 중국산에 추월당했다』며 『전동기, 발전기, 변압기, 전지류 등 범용성이 높은 전기전자제품은 이제 중국산이 미국시장을 석권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문별로는 기계류에서 우리나라가 불도져, 엑스카베이터 등 일부 건설중장비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으나 원자로, 펌프류, 베어링, 중량측정기기 등에서는 중국산이 확실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철강류 역시 국산 파이프라인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품목들이 중국산에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의류에서 넥타이만 중국산에 비해 우위를 차지하고 있을뿐 대부분의 품목에서 중국산이 압도하고 있으며 종이류도 중국의 생산능력이 부족한 신문용지와 고급벽지만 우위를 차지할뿐 화장지, 노트류 등 모든 품목에서 중국산이 휩쓸고 있다.
악기류 역시 피아노를 제외한 전품목에서 중국산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잡제품, 완구류 등은 한국산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라고 평가했다./김형기 기자 K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