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극동전선 '알박기' 하나
공개매수 하루 앞두고 12%나 매집…상장폐지무산·비싼값 되팔기 분석
넥상스그룹의 극동전선 상장폐지 시도가 다른 외국인들의 주식매입으로 인해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3일 거래소 등에 따르면 극동전선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18일 58.75% 에서 21일 70.54%로 영업일수로 하루만에 11.79%나 뛰었고 이후에도 매입이 지속돼 22일 현재 72.24%로 높아졌다.
외국인이 공개매수 시작 하루전에 12%에 육박하는 대규모 물량을 거둬들인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상장폐지를 막거나 ▦상장폐지 후 비싼 값에 되팔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해 코스닥시장에서 이베이가 옥션의 등록 취소를 추진했지만, 다른 외국인 대주주들이 응하지 않아 무위에 그쳤다.
특히 대규모 매입이 일어난 지난 21일 극동전선의 주가는 2만4,700~2만6,000원에 형성됐고 이날 지분을 매입한 외국인의 매입단가는 공개매수가격인 2만5,000원을 웃돈 것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이날 주식을 매입한 외국인이 매입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공개매수에 응할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거래소는 자진 상장폐지와 관련, 소액주주를 보호하기위해 최소한의 지분(1~2%)을 제외한 대다수 주주들의 동의를 얻도록 하고 반대지분에 대해서는 상장폐지 후에라도 최대주주에서 매입토록 조건을 달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최근 극동전선의 주식을 사들인 외국인주주가 반대할 경우 넥상스그룹의 상장폐지시도는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게 된다.
한편, 극동전선의 지분 45.5%를 확보한 넥상스그룹은 지난 22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극동전선의 지분 100%를 확보하기위해 주당 2만5,000원에 공개매수를 진행중이다.
아론홀드, 퍼시스도 집중매수
최근 극동전선ㆍ넥상스코리아 지분을 대거 매집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는 외국계 투자사 아른홀드&브라이히뢰더가 퍼시스도 집중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른홀드가 운용하고 있는 퍼스트 이글 오버시즈 펀드는 23일 가구제조업체인 퍼시스 63만5,000주(5.08%)를 취득했다고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퍼스트이글 측은 지분취득 목적에 대해 투자차원이라고 분명히 했다. 퍼스트이글이 취득 신고한 63만5,000주 가운데 60만주는 지난 2002년 매수했던 지분으로 최근 3만5,000주 가량 추가 매수하면서 보유율 5%를 넘어 신고한 것으로 파악된다.
퍼시스의 한 관계자는 "이달 들어 외국인이 8만주정도를 순매수했다"며 "대다수는 아른홀드 관련 펀드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학인 기자 leejk@sed.co.kr
홍병문기자 hbm@sed.co.kr
입력시간 : 2004-06-23 1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