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은행 외환거래 1조 손실… 안전 논란


국민·신한·하나 3곳서
작년 역대 최대규모 적자
"반대매매로 손실 안나" 주장 "과도한 파생상품 거래
환율변동 위험 회피 불구
예상치 못한 손실 부를수도"
'은행 외환거래는 안전지대인가.' 국민ㆍ신한ㆍ하나은행 등 3대 주요 시중은행이 지난해 외환거래에서 1조원대의 순손실을 본 것을 나타났다. 은행들이 관련 공시를 개시한 지난 2000년 이후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에 대해 해당 은행과 금융감독당국은 파생거래 상품을 통해 반대매매를 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은행에 따라서는 외환거래 부서가 분산돼 있어 통합적인 위험통제에 한계가 있다. 또한 금융감독당국 역시 모든 외환거래를 일일이 파악하는 데 물리적 한계가 있어 외환거래에서 대형 사고가 날 가능성은 상존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5일 서울경제신문이 국민ㆍ우리ㆍ신한ㆍ하나ㆍ외환ㆍ한국씨티은행 등 6대 시중은행의 2000년 이후 연결손익계산서 등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이들 은행의 외환거래 합산실적이 처음으로 순손실(6,797억원)로 돌아섰다. 이는 국민ㆍ신한ㆍ하나은행이 외환거래에서 총 1조1,656억원을 까먹은 데 따른 것이다. 그중에서도 신한은행은 규모가 5,000억원대에 달해 국내 시중은행 사상 최대 외환거래 손실을 기록했다. 국민은행도 순손실 규모가 4,000억원대에 이르렀다. 하나은행도 2008년 손실까지 포함하면 2년간 4,000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봤다. 이에 대해 해당 은행들은 통화 관련 파생상품을 통해 외환거래시 반대매매 등을 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손실이 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금융감독원도 통화파생상품을 고려할 경우 국민은행은 오히려 외환거래에서 지난해 2억1,700만달러의 흑자를, 신한은행도 2억1,3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 역시 통화파생상품을 고려하면 손실이 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금융감독 당국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은행이 외환 관련 파생상품을 통해 흑자를 내도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은 외환거래에서의 손실 위험을 피하기 위해 통화파생상품을 거래하는 것이 원칙인데 외환과 파생거래를 합산한 손익이 연간 수천억원씩 순익을 냈다면 단순히 환율변동의 위험을 피하는 차원을 넘어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처럼 지나치게 적극적으로 외환거래 및 관련 파생상품을 취급했다가는 예상하지 못한 손실을 볼 수도 있다. 한 시중은행 간부도 "영국의 베어링은행이 한 해외 지점 직원의 과도한 파생상품거래로 인한 손실로 갑자기 문을 닫은 것처럼 국내 은행들도 외환거래와 파생상품거래의 위험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다"고 전했다. 실제로 주요 은행들의 외환거래 업무는 본점과 영업점(리테일)이 분리돼 있는데 영업점의 거래까지 일일이 파악하지는 못하고 있다. 더구나 은행들이 해외에서 법인 및 지점설립을 확대하는 상황이어서 은행들의 외환 및 파생상품 관리 부담은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도 각 은행별 종합검사를 실시할 때 주요 테마별로 외환거래 사항을 세밀하게 들여다보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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