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적색 경고등 켜진 수출전선

지난 4월 수출이 257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2.7% 늘어나 15억5,0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석 달 연속해 두자릿수 증가율까지 유지해 수치로는 수출이 호조세를 보인 것처럼 보이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주력품목의 수출둔화 및 감소가 두드러지는 등 수출전선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하반기에는 실물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원고 와 고유가 등으로 수출이 어려움에 봉착할 것은 예상됐던 일이지만 내용이 너무 나쁘다. 올해 들어 가장 많은 15억5,000만달러란 흑자규모는 정제된 석유제품의 수출이 대폭 증가한데 힘 입은 바 크다. 이에 비해 우리의 주요 수풀 품목인 무선통신기기가 8.8%, 철강이 7.5%나 뒷걸음질 치고 자동차수출도 1.2% 증가하는데 그치는 등 수출의 질이 아주 나빠졌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이 같은 상황이 개선될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원고ㆍ고유가는 물론 현대차에 대한 검찰수사로 이미지 추락은 물론 재계가 크게 움츠리고 있는 점 등 수출환경이 너무 좋지 않다. 여기에 수출 채산성 및 경쟁력 악화로 수출업체수가 지난해 1ㆍ4분기 보다 957개나 줄어들었다. 연초에 예상했던 올 230억달러의 무역흑자 달성은커녕 대폭 삭감될 것이 확실시 된다. 그나마 1ㆍ4분기 상품수출 흑자 52억3,000만달러를 50억달러에 이른 서비스수지 적자가 다 까먹었다. 원고로 원화의 해외구매력이 높아짐에 따라 여행경비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여 올 서비스수지적자를 상품수출 흑자로 메우고도 부족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서비스 인프라의 취약으로 서비스수지적자 급증을 피할 수 없는데 수출마저 둔화되면 후반기 경제운용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돼 환율관리 등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현재 재계는 원고와 고유가도 감당하기 벅찬 판에 검찰수사와 세무조사 등으로 눈치 살피기에 여념이 없다. 수출환경은 나빠지는 가운데 이처럼 기업이 딴 일에 정신을 팔면 우리경제의 생명선인 수출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기업이 뛸 수 있는 분위기 조성부터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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