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소통으로 시민 위한 市政 펼치길"

■새 시장에게 바란다<br>중앙정치 진출 교두보 이용 말고 시민 삶의 질 향상 힘써야

'대화와 소통 능력, 서울 시민을 위한 정책.' 서울 시민들과 전문가들이 새 서울시장에게 바라는 것은 의외로 간단했다. 그리고 일치했다. 시정을 중앙정치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로 이용하지 말고 시민들의 실질적인 삶의 질 개선을 위해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또 자신과 의견이 다른 상대방을 대화와 타협으로 설득시킬 수 있는 소통 능력을 시장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으로 꼽았다. 서울 신길동에 사는 회사원 최모(39)씨는 "새 시장은 상식이 통하는 서울시를 만들어줬으면 한다"며 "납득 가능한 정책으로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살·여섯살배기 두 자녀를 둔 주부 김모(36)씨는 "소득과 관계 없이 맞벌이 부부가 좀 더 수월하게 자녀를 키울 수 있도록 아이들 교육비 및 보육료 지원 혜택이 대폭 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교수는 "그동안 서울시의 시정은 답답하고 힘든 서민의 입장에서 고통과 눈물을 씻어주기보다는 겉치레와 포장에 치중해왔다"면서 "갈수록 양극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지금 당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시정, 그들의 고통과 한숨을 덜어주는 시정이 낮은 곳으로부터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제 교수는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 서민들의 주거안정, 보육시설 확충" 등을 새로운 서울시장이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로 꼽았다. 새 시장의 가장 필요한 덕목으로 소통 능력을 지적한 시민들도 많았다. 시험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아침 일찍부터 투표를 했다는 대학생 양성희(25)씨는 "전임 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소통 부족에 있었던 것 같다"며 "새 시장은 귀를 열 줄 아는 지도자였으면 한다"는 바람을 보였다. 전문가들도 소통능력과 정치력을 새 시장이 갖춰야 할 첫 번째 덕목으로 꼽았다. 중앙정치로 가기 위한 통로로 서울 시정을 이용하는 행태는 더 이상 되풀이 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민전 경희대 정치학과 교수는 "새 시장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서울 시민을 위한 정책을 펴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시의회와 타협할 수 있어야 하고 시민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도 "서울 시정은 행정인 동시에 정치도 작용하는 곳"이라며 "전임 시장이 물러난 것도 결국 시의회의 대립 때문이었는데 새 시장은 정치력을 발휘해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과도 대화와 타협을 할 수 있는 태도를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서울시장을 대통령으로 가기 위한 교두보로 생각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생각"이라며 "이번에는 서울 시정에만 전념할 수 있는 시장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현택수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새 시장은 당선에 실패한 패배자가 내놓았던 훌륭한 정책과 공약은 언제든 수용할 수 있는 열린 마음의 소유자이기를 기대한다"며 "선거전 때는 네거티브에 치중했지만 시정을 펼칠 때는 자존심과 아집을 버리고 당선자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패배자의 유용한 비전을 넓은 마음으로 포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임 시장과 대립각을 세웠던 서울시의회 민주당 오승록 대변인은 "새 시장의 정책은 사람 중심이었으면 좋겠다"면서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교육·복지·일자리 등에 많이 투자하는 기본이 탄탄한 정책을 펴 나가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김진수 서울시의회 한나라당협의 대표는 "전임 시장이 정책 대결에서 패해서 물러났지만 시의회와 소통이 부족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면서도 "소수 당인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새 시장이 소수에 대한 배려,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아는 자세를 가지고 의회와 협력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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