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뭉칫돈 외국계은행에 몰린다

뭉칫돈 외국계은행에 몰린다올 상반기 25% 늘어… 대출은 거의 안해 계속된 금융구조조정으로 국내 금융기관의 안정성이 떨어지자 국내 거액 예금자들이 대거 외국계 은행으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올들어 상반기 중에만 외국계 은행 국내지점의 수신규모가 지난해 말보다 무려 25%나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계 은행들은 이같은 수신급증에도 불구, 몰려드는 예금을 국내 기업 대출보다는 파생상품 운용 등에 돌리고 있어 국내 경제에 도움을 주는 것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분석은 금융감독원이 14일 내놓은 「상반기 외국은행 국내지점의 자금조달 및 운영현황」을 통해 나왔다. 금감원에 따르면 97년 말 환란이후 급격히 축소, 99년 말 36조원대까지 떨어졌던 외은지점의 자산규모가 지난 6월 말에는 43조6,241억원으로 오히려 환란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9월 현재 44개은행(64개 점포)에 이른 외은지점의 6월 말 현재 수신규모는 지난해 말보다 1조5,000억원(24.7%) 증가한 7조9,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은행권의 수신증가규모(12.6%)를 두배 가량 앞지른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안정을 선호하는 거액 예금자들이 증시침체가 겹치면서 대거 외은지점으로 몰린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같은 현상이 하반기 정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은지점 내에서도 예금 편중현상이 두드러져, 씨티와 HSBC 등 양대 은행에만 5조7,000억원이 몰려들어 외은지점 전체 수신의 71.5%를 차지했다. 외은지점들은 그러나 이처럼 늘어난 수신을 대출에 운용하는 것을 꺼려 총자산대비 대출운용비율이 21.9%에 그쳤다. 이는 국내은행의 대출운용비율(43%)에 비해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다. 김영기기자YGKIM@SED.CO.KR 입력시간 2000/09/14 18:25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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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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