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 日 원전 폭발의 교훈

지금까지 세계 원자력 발전소 역사에서 두 건의 강력한 원전 사고가 있다. 지난 1979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 원전에서 노심용해로 방사능이 누출됐고 7년 후 1986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에서 폭발이 이어나 사상 최악의 원전 사고가 발생했다. 두 사건을 계기로 원전 증설 반대 목소리가 커졌다. 아직 후쿠시마 원전 사고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단정하기는 이르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에서 노심용해로 방사능이 대량 유출되자 대책 마련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지금까지 일본 당국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바닷물을 끌어와 냉각수 대신 사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미 전세계는 일본 원전 폭발을 지켜보면서 두려움에 떨고 있다. 원전 인근에 거주하는 상당수 주민들은 방사능에 피폭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원전 사고는 테러리스트의 공격처럼 사람들 머리에 끔찍한 공포를 새겨 넣는다. 세계언론이 쓰나미로 인한 인명피해보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몇 명이 피폭됐는지에 더 관심을 두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체르노빌 사고 이후 국제 원자력 산업계는 안전 지침 마련에 지대한 공을 들였다. 꼼꼼히 설계하도록 당부하고 모니터링도 강화했다. 특히 탄소 배출로 인한 기후변화 우려가 심화되자 선진국들은 원전 건설에 박차를 가했고 개발도상국도 원전 건설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안전 불감증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돼 원전 건설 반대 목소리도 커졌다. 이번 사고로 원전 건설 반대 목소리가 다시 한 번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체르노빌 사고 이후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원전 건설시 필요한 강도 높은 안전 기준을 마련했다. 하지만 20년이 넘은 지금 이러한 기준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 현재 개도국들은 자국 내 원전 건설 여론에 힘입어 안전 기준을 지키기보다는 '일단 짓고 보자'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IAEA의 기준이 낡은 만큼 이제 원전 건설에 더 강도 높은 안전 기준을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본만이 지진으로 원전 사고가 일어나리라고 단정할 수 없다. 우리는 핵 세계에 살고 있다. 우리는 원전이 어디에 건설되든지 간에 최대한 안전하게 원전을 건설하고 운영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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