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과당경쟁 부추긴다" 긴장
국민銀 "첫거래 영세업자·中企대출금리 0.2∼0.5%P 할인" 신상품 개발, 플래카드 내걸고 고객모집업계에선 "시장 교란·중소銀등 큰 타격"
한동수 기자 bestg@sed.co.kr
국민은행이 여신거래가 없는 영세업자 및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신용 또는 담보 대출을 신청할 경우 기존 거래자의 대출상품보다 0.2~0.5% 포인트의 낮은 금리를 적용하는 '첫거래 대출 상품'을 개발, 판매할 예정이어서 금융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한국 인구의 절반이 넘는 2,500만명의 계좌를 틀고 있는 최대은행이라는 점에서, 이 같이 저금리의 금융상품을 내는 것이 금융 시장질서를 교란시킬 뿐 아니라 금융권의 저금리 경쟁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최근 부행장이 주재하는 상품평가위원회에서 '첫 거래대출' 신상품을 개발하기로 하고, 이에 일부 서울에 있는 국민은행 영업점에서는 '첫거래대출 시판' 플래카드를 내걸고 고객 모집에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의 '첫 거래 대출'상품의 특징은 여신거래가 없었던 중소업체 고객들이 신용이나 담보를 통해 대출을 신청할 경우 기존의 첫 거래자 대출 상품보다 낮은 금리를 적용하도록 한 것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현재 상품 개발 단계여서 금리 인하 폭이 정해지진 않았으나 업체의 신용도에 따라 적어도 연 0.2~0.5%포인트정도의 할인혜택이 부여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 상품은 그동안 국민은행을 통한 여신거래가 전무했던 고객도 다른 은행에서 처음으로 대출을 신청할 때 보다 낮은 금리를 적용 받도록 했다.
하지만 은행권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그동안 개인 신용은 물론 거래실적이 가장 중요시돼 온 대출시장에서 여신거래가 없는 중소형업체에 금리 혜택을 주는 상품을 판매 할 경우 지방은행을 포함한 중ㆍ소형 시중은행들이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첫 거래 대출' 상품에 대해 낮은 금리를 적용할 경우 기존의 기업금융 고객들의 불만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임병수 국민은행 개인소호여신부 팀장은 "은행 자체적으로 개발한 신용평가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 기존 고객들과 여신 금리부문의 차등을 둘 계획"이라며 "이 상품의 전산시스템에 대한 시뮬레이션 작업이 끝나는대로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주택은행과 합병 후 신규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은행이 신규 고객을 늘리기위한 방편으로 새로운 대출상품 개발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며 "리스크 부담을 최소화해야할 금융시장에서 과당 경쟁을 부추길 수도 있는 상품 개발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04/27 1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