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의 관계에 대해 “19대 국회 당시 1년 동안 함께 의정활동을 한 것 외에는 개인적으로 친밀한 관계가 아니었다”는 이 총리의 해명을 뒤집는 정황들이 잇달아 제기되면서 이 총리가 더욱 코너로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야당에서 이 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 발의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는데다 이 총리가 올해 초까지 원내대표를 지낸 ‘친정’ 여당 일각에서도 ‘자진사퇴론’이 떠오르면서 총리실은 곤혹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여론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총리는 이날 아침 정부서울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 2014년 3월 이후 약 1년 동안 이 총리와 성 전 회장 간 통화가 200여차례 이뤄졌다는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해 “다 말씀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성 전 회장과) 국회의원을 1년을 같이 했는데…”라면서 무슨 말을 하려고 하다가 “나중에 이야기하자”고 하며 자리를 떠났다. 굳은 표정으로 말을 아낀 모습은 지난주 17일 출근길에 여유를 갖고 “대통령이 계실 때보다 더 열심히 국정을 챙기겠다”고 말했던 모습과 대비됐다.
이 총리는 출근한 뒤 총리실 간부들과 만나 일정에 대해 논의했다. 이어 외부 일정으로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지난 19일 서울 수유동 국립 4ㆍ19민주묘지에서의 4ㆍ19혁명 55주년 기념식에 이은 두 번째 외부 일정이다. 이 총리는 당초 오는 23일 대구에서 진행되는 대구도시철도 3호선 개통식에도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지난 주말 대구시에 불참 의사를 통보했다. 최근 악화된 여론을 의식해 가급적 외부 일정을 자제하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