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호조세를 보이던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내수 판매실적이 석달 연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아자동차의 내수시장 판매량은 증가해 현대자동차를 위협하고 있다. 1일 국내 완성차 5개사가 발표한 지난 5월 판매실적에 따르면 내수 판매량은 총 11만5,701대로 3개월째 하락세를 보였다. 내수 판매량은 2월 15만892대를 정점으로 3월 12만3,259대, 4월 12만2,862대를 기록했다. 특히 르노삼성과 현대차가 전달보다 각각 12.7%, 11.0% 빠져 내수시장 하락세를 주도했다. 반면 기아차 내수 실적은 지난달 25일부터 출고를 시작한 K5의 신차 효과로 3.9% 올랐다. 월간 판매에서 4만대를 넘은 것도 올해 들어 처음이다. 점유율은 4월 31.3%에서 34.6%까지 3.2%포인트나 높아졌다. 따라서 기아차는 국내에서 4만9,228대를 판매한 현대차와의 격차도 불과 9,000여대로 좁혀졌다. 현대차의 내수 점유율은 4월 17개월 만에 45% 밑으로 떨어진 데 이어 5월에는 42.5%까지 하락했다. 이는 2008년 9월 파업으로 40%를 기록한 후 2년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차 간 '카니발리제이션(cannibalizationㆍ같은 기업의 다른 제품이 서로 경쟁해 판매를 감소시키는 현상)'은 올해 초부터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지만 그 정도가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하반기에 베르나ㆍ아반떼ㆍ그랜저 후속 모델이 쏟아져나오면 현대차 점유율은 다시 50%대를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편 완성차 업체의 5월 해외판매(수출 포함) 실적도 44만1,351대로 전월 대비 3.6% 줄었다. 이로써 완성차 5개사의 내수, 수출(현지생산 포함)을 합친 총 판매대수는 55만7,052대를 기록, 전월 대비 4.7%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