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2일 689개사 '슈퍼 주총데이'

사내이사에겐 경영 책임… 사외이사엔 견제가 이슈<br>SK·KB·우리금융 이사선임안 통과 여부도 주목


SK 계열사, KB금융, 포스코 등 680여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 상장법인들이 일제히 주주총회를 여는 '슈퍼 주총데이'가 22일 펼쳐진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2일 주총을 여는 상장법인은 유가증권시장 349곳, 코스닥시장 340곳으로 총 689개에 달한다. 12월 결산 상장법인 중 약 40%가 이날 주총을 연다.


이번 슈퍼 주총데이를 관통하는 이슈는 사내외 이사 선임 및 보수 등에 관한 것이다. 경제민주화 바람이 불면서 사내이사에게는 경영책임을 묻고 사외이사에게는 경영진 견제를 원하는 주주들의 바람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회사자금 465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법정 구속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SK C&C 사내이사 선임안이 가장 큰 관심을 끈다. SK텔레콤이 최 회장의 2심 공판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태평양의 오대식 고문을 사외이사로 영입하겠다며 올린 의안도 논란이다.

미국계 주총 안건 분석기관인 ISS, 사회적책임연대를 비롯한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법정 구속 중인 최 회장의 도덕성과 업무능력을 들어 사내이사 선임을 반대하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최 회장에 대한 이사선임 안건을 철회하고 이사로 등재돼 있는 SK그룹 모든 계열사에서도 사임하도록 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최 회장은 현재 SK홀딩스 대표이사 회장,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회장, SK하이닉스 대표이사 회장, SK C&C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SK그룹 측은 "최종 결심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책임경영을 실현하는 차원에서 재선임을 안건으로 올렸다"며 "비록 최 회장이 옥중에 있지만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고문 영입에 대해서는 "오 고문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영입을 추진해왔기 때문에 2월에 바뀐 변호인단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 같은 잡음에도 불구하고 최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건은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최 회장 본인이 SK C&C 지분의 38%, 동생인 최기원씨가 10.5%, SK C&C가 9%를 보유해 찬성표가 50%를 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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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의 사외이사 및 감사 선임도 뜨거운 감자다. 주총 결과에 따라 ISS가 이경재ㆍ배재욱ㆍ김영과씨의 사외이사 선임안에 반대하면서 불거진 경영진과 사외이사 간 충돌이 수습국면으로 넘어갈지, 새로운 갈등양상으로 갈지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 측은 "적극적인 설득 작업을 벌여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ISS 보고서가 왜곡된 측면이 있다는 점을 이해시켰다"며 조심스럽게 선임안 통과를 낙관하고 있다. KB금융의 지분 8.24%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의 경우 20일 열린 투자위원회에서 선임안에 찬성하기로 입장을 정리했다.

우리금융지주의 사외이사 재선임안이 잡음 없이 통과될지도 관심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 내정자가 "제일 청탁이 많은 곳이 우리금융"이라며 인사 문제를 직접 지적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명박 전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일부 기존 사외이사 재선임안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실적 부진으로 순이익이 반 토막 났지만 오히려 이사들의 보수한도를 높이는 기업들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롯데케미칼로 개명한 호남석유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3,430억원으로 2011년(7,486억원)에 비해 50% 넘게 줄었지만 이번 주총 안건에 이사의 보수 최고 한도액을 200억원에서 250억원으로 25% 올리는 안건을 상정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257억원으로 2011년(491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수익이 감소한 종근당도 이번 주총에서 이사들의 보수 최고 한도액을 30억원에서 40억원으로 33% 올릴 계획이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유가증권시장 이전을 안건으로 상정한 인터플렉스가 눈길을 끈다. 이 회사는 "최근 루머로 인해 주가가 급변하는 등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고 있다"며 시장이전 의안을 상정했다. 하지만 새 정부 출범 이후 중소ㆍ중견기업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코스닥지수도 3년 10개월 만에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분위기가 급변해 어떤 결론이 날지 관심을 끈다. 특히 인터플렉스의 주총 결과는 상장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또 다른 코스닥 상장사인 파라다이스의 주총(29일)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김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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