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용품·의류 소비풍조 알뜰화
세제·정수기등 리필·렌탈비중 커져
'고쳐 쓰고 빌려 쓰고 보충해 쓴다'경기침체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가운데 고쳐 쓰고(Reform), 빌려 쓰고(Rental), 다시 보충해서 쓰는(Refill) 이른바 '3R' 제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생활용품의 경우 리필 제품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90%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탁 세제는 지난 달 리필 제품의 비중이 ▦애경 퍼펙트 90% ▦옥시크린 85% ▦제일제당 비트 80%를 차지하는 등 상반기보다 5~10%포인트정도 상승했다. 이는 리필 제품이 기존제품에 비해 20~30%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밖에 샴푸, 린스는 물론 공기 청향제, 주방 세제 등도 최근 리필 제품의 매출이 크게 증가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80%에 육박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리필제품은 가격이 저렴한데다 포장이 간편해 쓰레기도 줄일 수 있어 일석이조"라며 "리필제품이 이처럼 인기를 끌자 생활용품의 거의 모든 제품이 리필화 되고 있다"고 말했다.
비교적 고가인 제품은 빌려 쓰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웅진코웨이 정수기의 경우 지난 달 렌탈건수가 29만건에 달했다. 이는 상반기에 비해 약 12%포인트정도 늘어난 수치.
이 회사가 렌탈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온수세정기(비데)역시 지난 달 렌탈건수가 7월에 비해 2배 정도 증가했으며 경수를 연수로 바꿔주는 샤워기의 렌탈 건수도 20%포인트가량 늘어났다.
이들 제품은 보증금 10만원, 설치 3만원에 정수기의 경우 매달 2만~4만원, 온수세정기는 1만8,000~2만원만 지불하면 되므로 부담이 적다.
백화점 의류 리폼(수선)코너도 유행이 지난 옷을 고쳐 입으려는 알뜰 주부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북수원점 수선 코너의 경우 5~6년전 유행하던 의류를 요즘 유행하는 디자인으로 수선해달라는 주문이 하루에도 20~30건이 쇄도하고 있다.
이곳 리폼 코너의 수선을 담당하고 있는 조영수씨는 "요즘은 밀려드는 주문에 식사할 시간도 없다"며 "손이 두개 뿐이라는 게 아쉬울 따름"이라고 즐거운 푸념을 늘어놓았다.
윤혜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