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불법 외자 유입을 강력히 통제하겠다고 나선 것은 국제 핫머니 유입을 방치할 경우 그렇지 않아도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부동산 등 자산시장 버블을 부추길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외화의 급격한 유입을 방관할 경우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 사회의 위안화 가치 상승압박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중국은 무역 등 실물거래 외의 자본거래를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 간 성장률, 환율 차이 등을 이용한 단기 차익을 노리고 국제금융시장을 오가는 핫머니는 무역거래 위장 등 온갖 편법을 이용해 중국시장에 유입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썰물처럼 빠져나갔던 핫머니는 중국의 고속성장 전망이 대세를 보이기 시작한 지난해 9월을 전후 해 다시 급속하게 중국으로 유입되기 시작했다.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지만 지난해 하반기 1,000억달러 안팎의 핫머니가 중국에 들어온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다. BOA-메릴린치의 루팅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9월부터 매월 150억달러의 핫머니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는 수출 회복으로 중국 경제가 더욱 빠른 경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난해보다 두배가량 늘어난 매월 300억달러 안팎의 핫머니가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이에 따라 위장 무역거래, 허위 직접투자, 수출가격 뻥튀기 등 불법 행위를 통해 들어오는 핫머니 단속을 강화하는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지난 11월 개인이나 기관이 하루에 송금할 수 있는 대상자 수를 5명 이하로 제한하는 등 불법 핫머니 유입을 통제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자본 거래를 엄격히 막는 중국에서 무역이나 투자 수지 외에 더 남는 외환이 있다면 이는 대부분 투기자금으로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국 당국의 외환보유액 증가분이 수출이나 투자 수지로 적법하게 유입된 외환 증가액보다 많아지고 있고 이 차액분을 핫머니로 추정할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이 세계 주요국 중 유일하게 V자형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경제성장 추세에다 수출 회복으로 올해 위안화 절상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어 자산가격 상승은 물론 환차익까지 노리고 핫머니를 유입할 수밖에 없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중국 정부로서는 지난해 초부터 본격화한 재정ㆍ금융 확대책으로 가뜩이나 자산버블 및 인플레이션 우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터에 이 같은 핫머니 유입은 최대 골칫거리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 핫머니는 대부분 부동산 및 증시로 유입되며 자산시장 버블을 부추기는 것은 물론 인플레이션 우려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중국 당국의 올해 주요 경제정책 목표 중 하나가 인플레이션 관리다. 고속 성장을 지속시키면서도 막대한 재정확대책 등에 따른 시중 유동성 급증으로 올해 물가 급등이라는 후유증이 따라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런 터에 핫머니 유입에 따른 자산시장 교란은 적절한 유동성 흡수가 필요한 중국 당국 입장에서 경제 운용의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 은행들은 올 들어 첫주에만 6,000억위안의 유동성을 풀었는데 이는 지난해 12월의 전체 대출인 3,798억위안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이같이 연초부터 가파르게 시중 유동성이 불어나자 중국 감독당국은 실물경제로 유입되지 않고 부동산 등 자산시장으로 유입되는 대출을 엄격히 통제하겠다고 밝히는 등 긴축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