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의 인플레이션 논쟁이 다시 불 붙었다. 미국 경제성장 둔화와 국제유가 하락으로 지난 9월부터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모두 떨어지며 '물가압력 종결'이 대세를 이루었지만, 11월 PPI가 32년래 최고치를 나타내면서 물가압력 불씨가 살아났다.
19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11월 PPI가 전월대비 2.0%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74년11월 이후 32년래 최대 상승폭이다.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품가격을 뺀 11월 근원 PPI도 1.3%나 올라 80년7월 이후 26년래 최고를 기록,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시지 않았음을 나타냈다.
이날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은행총재도 "인플레이션 위험이 미국 경제의 성장둔화보다 더 걱정스럽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아직까지는 성장둔화보다 물가압력 위험이 더욱 크다"며 "물가상승 추세가 완화되지 않다면 기준금리를 더 인상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물가압력 완화가 큰 흐름을 이루고 있다. 비록 11월 PPI가 일시적으로 급등했지만 지난 9월과 10월 CPI가 각각 0.5% 줄어들었고 PPI도 이 기간동안 1.3%, 1.6% 감소하는 등 인플레이션 둔화조짐이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는 것.
물가압력 완화론자들은 내년에는 미국 경제성장률이 더욱 둔화되면서 물가도 더욱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FRB가 물가잡기 노이로제에서 벗어나 금리인하를 통한 성장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