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대 메기 부담스럽다" 시기·폭 놓고 고심
한국은행이 5월 콜금리 목표를 올리자 시중은행들이 금리인상 시기를 저울질하며 눈치경쟁에 한창이다.
은행들은 시장금리에 연동돼 있는 대출금리가 자연 상승하는 것과는 별개로 다음달부터 상향 조정되는 가계여신에 대한 충당금 적립비율 등으로 인해 추가적인 여수신금리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금리인상 폭과 시기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먼저 금리인상의 총대를 매기에는 부담스럽기 때문에 다른 은행의 동향을 주시하며 흐름에 편승하겠다는 은행도 적지 않다.
▲ CD 연동 대출금리 이틀새 0.11%포인트 올라
한은의 콜금리 인상 이전인 지난 6일 4.69%를 기록하던 91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8일 오후 4.80%를 기록, 이틀 동안 0.11%포인트 상승했다.
대부분 은행들의 CD 연동 대출금리는 3~7일 정도의 간격으로 연동돼 있기 때문에 대출고객들은 콜금리 인상 전보다 0.1%포인트분만큼 이자부담이 당장 늘게 됐다.
지난해부터 은행들은 신규 대출에 대해 CD나 국고채 수익률을 기준으로 한 시장금리 연동 대출방식을 적용했다. 이에 따라 시중금리가 상승할 경우 직접적으로 금리가 반영된다.
신한은행 등은 우대금리 방식으로 제한해왔던 대출에 대해서도 시장금리 연동 방식의 금리 적용이 가능하도록 금리적용 체계를 전면 개편, 시행하고 있다.
이 같은 시장금리 연동 대출은 신규 대출은 물론 담보가 확실한 주택담보대출이나 일부 우량기업을 대상으로 범위가 확산되고 있다.
▲ 은행간 서로 다른 금리정책 불가피
앞으로 여수신금리 인상에 대해 은행간 서로 다른 금리정책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ㆍ국민은행 등은 이미 3월부터 CD 연동형 대출금리에 붙는 가산금리를 0.3~0.4%포인트 정도 인상하는 등 이미 금리인상분을 반영했기 때문에 다소 여유가 있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가산금리폭이 시중은행 중 가장 낮았던 한빛은행은 8일부터 3개월 CD 연동 대출금리를 0.2%포인트 인상했다.
이외에 조흥ㆍ서울ㆍ한미은행 등은 아직 금리조정안을 확정하지 못한 채 시장상황을 봐가며 단기예금 상품의 금리부터 올린 후 단계적으로 정기예금과 대출상품의 금리를 올릴 방침이다.
한편 최근 수신액이 크게 늘어 여유자금이 많은 상호저축은행들은 시중은행과의 수신금리차가 적정선인 1.5%포인트 이내로 좁혀질 때까지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김민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