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약택배제/강진경 영동세브란스병원장(로터리)

요즘 몇몇 대형 종합병원에서는 환자에 대한 서비스 차원에서 약을 직접 집으로 배달하는 소위 약택배제를 운영하고 있다.약택배제 서비스란 환자가 진료받은 뒤 병원약국에서 약을 기다리지 않고 집에서 약을 받는 제도로 환자들의 투약 대기시간을 줄여준다는 점에서 환자들 사이에서 환영받고 있다. 한 조사에 의하면 종합병원에서 외래환자가 1회진료를 받기 위해 소비하는 시간은 대략 3∼4시간으로 이는 일일 총 경제활동시간의 약 50%에 해당한다고 한다. 특히 외래약국에서의 투약 대기시간은 진료 대기시간과 함께 환자들이 가장 불편해 하는 사항으로 꼽히고 있다. 환자가 수납 후 택배를 신청하고 귀가하면 택배회사가 집으로 약을 배달해주는 약택배제도는 신청자에 한해서만 실시하는데 병원은 이 제도와 관계없이 약국 대기시간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예를 들면 진료예약제도, 조기진료, 약국의 자동정제포장기 설치, 외래약국의 분산운영 등이며 또한 약사들과 환자들의 대화창구를 현재의 폐쇄식에서 개가식으로 바꿔 바쁘게 움직이는 약국조제의 모습을 환자들이 직접 볼 수 있게 함으로써 이해를 높이려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약택배제는 지난해 경북대병원이 처음 도입한 이래 인하대병원, 원주기독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등 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점차 확산되어 환자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약택배제는 특히 약을 오래 복용해야 하는 장기환자나 시간이 바쁜 직장인,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약택배제의 문제점으로는 투약시 복약지도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과 장기 투약환자가 진료를 받지 않고 단순히 약만 받아갈 경우 병원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고 약물 오남용의 위험도가 있으며 환자측이 부담해야 하는 택배비용, 배달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약의 파손 및 분실 등을 들 수 있다. 택배는 소득수준 향상에 따른 문화욕구의 증대로 의료분야에까지 이용될 만큼 일상생활의 한 부분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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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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