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대차 없어서 못 팔 것"

FTA로 10% 관세 철폐 땐 가격 경쟁력 향상<br>부가세 등 포함 가격 15% 떨어져<br>무관세 유럽차와 동등한 경쟁 가능<br>포스코 스테인리스 공장 건설도 한창

지난 3월19일 터키 이스탄불 탁심 거리에 위치한 사투른(Saturn) 매장을 찾은 방문객들이 삼성 스마트TV를 체험하고 있다. /임지훈기자


오랜 세월 동서양의 가교 역할을 해온 터키는 보스포루스 해협을 사이에 두고 유럽과 아시아 대륙으로 나뉜다.


양 대륙을 연결하는 이스탄불의 보스포루스 대교를 건너 아시아 사이드 초입에 위치한 우차르 오토모티브 매장. 현대차 터키법인 딜러 중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이 숍에는 엘란트라, 투싼 등 총 10여대의 차량이 전시돼 있었다. 터키에서 20년 동안 현대차를 팔고 있는 우차르 사장은 한ㆍ터키 자유무역헙정(FTA)에 대한 기대로 한껏 들떠 있었다. 그는 "공격적인 판촉활동을 하고 싶은데 관세 때문에 가격이 부담되는 게 사실"이라며 "한ㆍ터키 FTA가 발효되면 현대차는 아마 없어서 못 팔 것"이라고 말하며 크게 웃었다. 터키인 특유의 과장된 말임을 감안하더라도 강한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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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그럴 것이 터키는 유럽 시장의 공급기지로 중요한 지역이기 때문에 전세계 대부분의 완성차 브랜드가 진출해 있는 격전지다. 유럽 시장이 침체돼 있는 상황에서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더욱 치열해진 터키 내수 시장에서의 업체 간 경쟁은 '가격전' 양상으로 표출되고 있다.

김홍신 현대차 터키법인 판매실장은 기자가 채 질문을 하기도 전에 "FTA가 자동차 쪽에는 정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10%의 관세를 물고 수입되는 차량 비중이 전체 판매물량 중 45%에 달해 유럽에서 무관세로 들어오는 차량과 경쟁하기가 녹록지 않다"며 "10%의 관세가 붙은 가격에서 특별소비세가 배기량에 따라 37%에서 최대 130%에 달하고 여기에 18%의 부가세가 더해지기 때문에 무관세 차량 대비 가격 경쟁력은 15% 이상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터키의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는 FTA 발효 후 7년 안에 철폐된다.

아시아 사이드에 위치한 현대차 이즈미트 공장 인근에는 포스코의 연산 20만톤 규모 스테인리스 냉연공장이 한창 건설되고 있었다. 포스코는 앞으로 제품 소재인 스테인리스 열연강판을 본사에서 무관세로 수입할 수 있게 돼 가격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터키는 르노ㆍ피아트ㆍ포드ㆍ닛산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가 진출해 있는데다 이탈리아ㆍ독일에 이은 유럽 3대 가전 강국으로 고급 스테인리스강에 대한 수요가 많아 시장 전망이 매우 밝다"며 "FTA 타결로 터키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터키로 수출되는 철강제품에는 품목별로 9~15%의 관세가 부과되지만 이들 관세는 오는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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