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행복은 성적 순이 아니고 랭킹 높다고 반드시 우승하는 것도 아니다.
타이거 우즈(27ㆍ미국)와 어니 엘스(34ㆍ남아공) 대 필 미켈슨(33ㆍ미국)과 세르히오 가르시아(23ㆍ스페인)의 팀 대항전인 `브릿지의 결투`이벤트가 발표됐을 때 골프 관계자 대부분은 우즈-엘스 팀의 우세를 점쳤다.
세계랭킹으로 보면 우즈와 엘스가 1, 2위를 달리는 `황제`와 `황태자`인 반면 미켈슨과 가르시아는 11위와 14위로 10위안에도 들지 못한 상태고, 올 시즌 PGA투어 승수로 봐도 우즈가 4승, 엘스가 2승을 올린 반면 미켈슨과 가르시아는 단 1승도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산타페의 브리지골프장(파72)에서 펼쳐진 이 이벤트에서 미켈슨과 가르시아는 우즈와 엘스 조를 1홀 남기고 3홀차로 꺾어 버렸다. 그것도 첫 홀부터 앞 서 나가 우승을 확정 지을 때까지 단 한 번도 역전 당하거나 동률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우승이었다. 1, 3, 6번홀에서 앞서 3홀차로 달아났던 미켈슨-가르시아는 7, 8번홀에서 연속 패하면서 추격당했으나 16, 17번홀에서 다시 이겨 3타차 우승을 확정 지었다. 우승상금은 각각 60만달러씩.
우즈와 엘스는 파5의 14번홀에서 둘 다 2온에 성공, 각각 4.5㎙와 7.5㎙의 이글 기회를 잡으면서 올 스퀘어를 만들 기회를 포착했으나 아깝게 성공시키지 못하면서 `끌려가는`경기 흐름을 뒤집지 못했다. 우즈는 결정적인 퍼트가 홀 주위를 맴돌 뿐 떨어지지 않아 애를 끓였다. 우즈와 엘스는 각각 25만달러씩 받았다.
한편 이 대회는 각자 플레이 한 뒤 두 명 성적 중 좋은 것을 팀의 스코어로 삼아 홀마다 승패를 가리는 베스트 볼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진영기자 eagle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