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계의 사설] 자선활동의 중요성

파이낸셜 타임즈 12월24일자미국의 일부 갑부들이 경쟁적으로 자선활동에 나서면서 세계 각국의 구호단체들은 요즘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효과적으로 자선행위를 권유하는 방법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근래 들어 일부 국가에선 자선행위가 아예 자취를 감추긴 했지만 미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박애주의적인 풍토가 폭넓게 확산되어 있는 나라다. 조지 소로스 퀀텀 펀드 회장이나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테드 터너 타임 워너 회장 등 미국의 억만장자들은 그동안 엄청난 규모의 헌금을 납부해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그러나 미국의 자선사업에서 가장 주목할 것은 단지 소수 갑부들의 기부행위가 아니다. 실제 미국내엔 수백만명의 백만장자가 살고 있다. 오히려 놀라운 점은 대부분의 기부금이 아주 평범한 일반시민들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이다. 여기엔 물론 정부의 적극적인 세제 혜택과 유인책이 뒷받침되고 있다. 미국인들은 평균적으로 급여의 2∼3%를 자선활동에 기부하고 있으며 저소득층일수록 기부 비율이 훨씬 높은 편이다. 지난 95년의 경우 미국에서 연봉 1만달러 미만의 사람들은 전체 급여의 4.3%를 기부했는데 이는 영국의 1.4%를 크게 웃돌고 있다. 미국의 자선활동이 이처럼 활발한 것은 무엇보다 기독교적인 종교성향 탓이 크다. 교회는 언제나 신도들에게 자선행위에 앞장설 것을 권유하고 있으며 매주 교회에 가는 사람들은 수입의 3.3%를 기부, 평균치를 웃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독일이나 이탈리아, 아일랜드 등 종교 풍토가 강한 국가들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비교적 자선활동에 열성적이라는 통계치가 이같은 가정을 입증하고 있다. 또한 자선활동은 정부의 의식적인 역할이나 역사적인 뿌리에도 달려 있다. 지난 19세기의 미국 갑부들, 예컨대 앤드류 카네기나 존 록펠러처럼 일단 성공한 사람들은 반드시 사회에 무언가를 되돌려줘야 한다는 인식을 사회 전반에 폭넓게 확산시켰다. 이같은 태도는 지금까지 미국 사회 모든 계층에 폭넓게 퍼져 있다. 이제 영국의 갑부들은 무엇보다 미국을 본받아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영국인들은 수입의 0.13%를 기부하는데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어느 나라든지 자선단체 등 비영리기관들은 풍부한 재원을 갖추고 번창해야할 귀중한 사회세력이다. 기부행위야말로 다양한 사고의 원천이자 정부에 맞설 수 있는 힘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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