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상장사들 빚 갚기 더 어려워졌다


영업이익 줄어 3분기 이자보상배율 5.11배로 떨어져 ^글로벌 경기둔화의 영향으로 국내 상장사들이 빚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가 낮아지면서 이자 부담이 줄었지만 경기침체로 영업이익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한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유럽 위기 등으로 당분간 글로벌 경영 여건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612개의 재무제표를 조사한 결과 올 3ㆍ4분기 현재 상장사들의 총 이자보상배율은 5.11배로 지난해 같은 기간(6.01배)보다 낮아졌다.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기업들의 빚 갚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뜻한다. ^올 들어 3ㆍ4분기까지 612개사의 이자비용은 모두 10조4,25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조6,192억원)보다 1,940억원(1.83%)이 줄었다.올 들어 금리 수준이 낮아진 덕분이다.거래소에 따르면 3ㆍ4분기 기준으로 국고채 3년물 평균 금리는 3.69%로 지난해 동기(3.86%)보다 0.17%포인트 하락했다. ^그러나 기업 영업이익은 이보다도 훨씬 더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12월 결산법인 612개사의 총 영업이익은 지난해 63조8,016억원에서 올해 53조2,589억원으로 1년 만에 10조5,426억원(16.52%)이나 줄었다.지난해엔 영업활동을 통해 1,000원을 벌면 166원이 이자비용으로 나갔다면 올해는 196원이 지출되는 셈이다.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이어서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거나 아예 영업적자인 회사 수도 크게 늘었다.올 3ㆍ4분기까지 적자상태인 회사는 총 94개사(15.36%),이자보상배율 1미만 회사는 48개사(7.87%)로 전체의 23.20%에 달한다.이는 전년동기 15.20%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반면 이자보다 더 많은 이익을 거둔 회사나 이자비용이 전혀 없는 기업 수는 큰 폭으로 줄었다. 이자보상배율이 1 이상인 기업은 총 470개사로 지난해(519개사)보다 49개사나 감소했다. 이 가운데 무차입 경영 기업은 광주신세계,삼성공조,진양홀딩스 등 23개사로 지난해 같은 기간 47개사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한국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올해 금리가 낮아지며 이자액수는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이보다 더 줄어들면서 기업들의 이자 부담능력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최근 글로벌 경기가 계속 둔화되는 흐름을 보이면서 당분간은 기업 실적이 빠르게 회복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ㆍ유럽 등의 성장이 이미 둔화되고 있고 미국의 경우 예상보다는 양호하지만 전체 글로벌 경기를 끌어올릴 만한 모멘텀은 보이지 않는다”며 “특히 한국의 경우 소규모 개방경제라는 점에서 당분간 당초 전망치보다 이익이 줄어드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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