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디지털 홈] PC, 디지털 가전 '허브'로 뜬다

인터넷·게임 위주 독립적 기기서 탈피…미디어센터·가전제어등 중심고리 역할

‘PC와 휴대폰 한 대로 집안팎에서 가전을 제어하는 일이 속속 현실화 되고 있다. 현재 PC는 TV와 연결, 이를 제어하는 것은 물론이고 대형 모니터와 5.1채널 스피커까지 장착, TV와 오디오가 결합된 홈시어터로 거듭나고 있다. 홈네트워크 시대로 접어들면서 PC와 가전의 경계가 급속도로 무너지면서 기존의 문서처리와 인터넷, 게임 등에 주력했던 PC가 홈네트워크의 중추신경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특히 PC의 경우 집안에서 냉장고, 세탁기 등 여러 가전과 연결, 이를 제어하기도 하고 화상 캠으로 환자를 진단해 병원이나 의사로부터 편리하고 빠르게 치료를 받게 해주는 홈네트워크의 중심고리 역할을 해나가고 있다. 한편 집 밖에서는 휴대폰 단말기 하나로 간편하게 문을 열고 닫는 것에서부터 외부 침입을 감시하거나 실내 온도 조절 등을 제어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PC, 가전 영역으로 급속 확장=최근 출시되고 있는 PC의 특징은 한마디로 ‘홈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극도로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기존의 오디오와 비디오, 그리고 TV 등 개별 가전 영역을 PC 한대가 자유롭게 처리하는 미디어센터 기능을 갖춘 제품들이 줄지어 출시되고 있다. 특히 국내의 경우 EBS 수능방송을 계기로 최근 TV 기능을 갖춘 PC들이 크게 주목을 받고 있는 것도 이 같은 현상을 보여주는 단적인 한 예다. 디지털 홈 네트워크의 중심기기로 선보인 ‘미디어센터PC’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XP 미디어센터 에디션’을 바탕으로 HDTVㆍ비디오리코더ㆍFM라디오ㆍDVD 및 CD 플레이어와 MP3플레이어ㆍ오디오 시스템 등을 PC에 합쳐 놓았다. 이들 제품은 다양한 멀티미디어 특징을 장착하고도 가격이 100만원 중후반에 불과, 급속도로 가정에 보급되고 있다. 미디어센터 PC들은 일단 PC를 부팅시키고 리모콘을 집어 들면 TV를 시청, 녹화할 수 있고 음악을 들으며 DVD를 볼 수 있다. 또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을 앨범으로 만들어 볼 수도 있다. PC가 단순히 독립적인 기기의 위치에서 한발 더 나가 디지털카메라, 캠코더, 디지털TV, MP3플레이어 등 디지털 가전을 활용하기 위한 ‘가정의 허브(HUB)’ 역할을 하는 셈이다. 국내 PC업체들인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LG IBM, 한국HP 등은 최근 이 같은 기능을 기본으로 장착한 제품들을 속속 내놓으며 가격대도 내리고 있는 추세다. ◇홈네트워크의 중심, PC=최근 들어 PC는 집안에서 단순한 엔터테인먼트 기능이외에도 실생활과 밀접한 연관을 맺는 세탁기나 냉장고등 기타 가전들과의 결합이 눈에 띄게 빨라 지고 있다. 지난달 LG IBM이 내놓은 PC ‘멀티넷X 900’는 집안에서 일상적으로 접하게 될 홈네트워크에서 PC의 역할을 미리 보여주는 제품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이 제품은 기본적인 PC 기능을 포함한 ‘홈 네트워크 서버’로, 세탁기를 제어, 빨래를 하거나 냉장고를 조절하고 난방기의 온도를 올리고 내릴 수도 있다. 지금은 홈서버의 표준화가 되있지 않아 LG전자의 가전제품만 작동할 수 있지만 앞으로 이 문제가 해결될 경우 PC가 집안의 가전을 광범위하게 컨트롤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따라 PC업체들의 홈네트워크 시범단지 조성도 잇따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다음달초 국내 처음으로 본격적인 홈네트워크 시대를 알리는 홈네트워크 시범 아파트 ‘홈비타’를 선보인다. 홈비타의 경우 원격 제어할 수 있는 전자제품으로는 세탁기, 에어컨, 전자레인지, 보일러 등이 있다. HP는 이미 세계 각국에 홈네트워크 시범단지인 ‘쿨타운’을 조성해 향후 PC가 네트워크 시대에 할 수 있는 역할을 시범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크레이그 배럿 인텔 CEO는 최근 “PC가 디지털 홈네트워크 시장에서 중심이 될 필요는 없지만 필수 불가결한 요소가 될 것”이라며 홈네트워크에서 PC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집밖에서는 휴대폰ㆍPDA로 제어= 집안에서 홈네트워크의 중심이 PC라면 집밖에서는 휴대폰이나 PDA(개인휴대정보단말기) 등 이동통신 단말기들이 그 역할을 도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국내에서는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들을 중심으로 각종 홈제어 서비스가 선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휴대폰으로 문 개폐, 조명제어, 가스누출 및 경보 등이 가능한 ‘홈캐어 서비스’로 홈네트워크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긴급 상황시 주인에게 단문 메시지서비스(SMS)와 함께 직접 전화를 걸어 상황을 통보해준다. KTF도 LG전자와 홈네트워크 사업 상호협력을 위한 제휴를 맺고 KTF의 무선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통해 ‘모바일 홈네트워크 서비스’를 시작했다. LG텔레콤은 지난 2001년부터 LG전자와 제휴, 무선 홈네트워크서비스를 제공중이다. 현재 LG텔레콤의 홈 네트워크서비스는 세탁기, TV, 김치냉장고, 전자레인지, 에어컨 등 각종 가전제품을 휴대폰으로 제어할 수 있다. 국내 이동통신사의 한 관계자는 “휴대폰을 통한 홈네트워크의 경우 아직 전용 단말기보다는 통신서비스에 의존하고 있지만 홈네트워크가 본격화될 경우 전용 단말기가 선보이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내다봤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