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이 국제통화기금(IMF) 차기 총재로 사실상 확정됐다. 라가르드 장관은 27일(현지시간) IMF가 차기 총재 선출을 위한 집행이사회를 열기 하루 앞서 유럽에 이어 중국의 지지까지 확보하는 등 경쟁 후보인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멕시코 중앙은행 총재를 크게 앞지르는 모습을 보였다.
IMF 내에서 최대 의결권(17%)을 가진 미국이 특정 후보에 대해 공식적으로 지지하는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관례상 항상 유럽계 후보를 지지했던 점을 고려하면 라가르드에 대한 IMF 회원국들의 지지율은 이미 50%를 훌쩍 넘어선 것으로 예상된다.
라가르드 장관은 프랑스에서 통상장관, 농수산장관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 2007년부터는 재무장관으로서 프랑스 전체 살림을 책임지고 있다.
그는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전 총재가 지난 달 중순 미국 뉴욕에서 호텔 여직원 성폭행 혐의로 긴급 체포되면서 자리에서 물러난 후 곧바로 가장 가능성 있는 후보로 물망에 올랐으며 유럽 국가들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유럽계 단일 후보로 나섰다.
라가르드 장관은 IMF 총재 선거에 공식 입후보한 후 글로벌 금융위기를 돌파한 경험과 함께 현재 진행형인 유럽 재정위기를 타개할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더불어 25년 동안 미국에 거주하면서 시카고 소재 법무법인 베이커 앤드 매킨지를 이끌었던 경험이 있는데다 영어에 능통하고 워싱턴 정계와 월가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한편 라가르드 장관의 경쟁자로 나섰던 카르스텐스 총재는 세계은행은 미국계, IMF는 유럽계가 수장을 독식하는 관례를 깨야 한다며 개발도상국들을 상대로 득표전을 벌였으나 의결권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유럽ㆍ미국세를 이기기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카르스텐스 총재는 라틴아메리카 국가 뿐만 아니라 호주와 캐나다의 지지를 얻어내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