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의 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이 현대건설 주식 566만5천주를 매각한 가운데, 이것이 현대그룹 경영권 분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외환은행이 매각한 현대건설 주식은 총 발행주식의 5.17%에 해당할 정도로 적지 않은 물량이고 채권단이 앞으로 매각할 수 있는 지분도 10.55% 가량 남아있어 현대상선 경영권 분쟁과 맞물려 매수 주체가 누가 될 지가 관심거리다.
시장에 나온 이 지분을 어느쪽에서 가져 가느냐에 따라 앞으로 다가올 현대건설M&A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고, 현대건설은 현대상선 지분 8.3%를 보유하고있다는 점에서 현대건설 인수는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의 현대상선 경영권 분쟁과도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주주협의체가 현대건설을 매각할 때 전체 지분의 50%를 한꺼번에 넘길 가능성이 높아 채권단의 부분적인 지분 매각은 본격적인 M&A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것이란 견해도 있다.
현대그룹은 현대상선 유상증자로 우호지분을 38.82%까지 올렸다는 점에서 다소여유를 보이고 있다.
현대그룹은 유상증자 전까지만 해도 경영권 방어를 위해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 8.30%를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유상증자를 하고 지분을 따져보니 이미 경영권 방어를 위한 우호지분을 충분히 확보해 현대건설 인수가 경영권 방어에 반드시 필요한 사안은 아니라는 것.
현대그룹은 현대상선 유상증자를 통해 우호지분을 38.82%로 올렸지만 현대중공업그룹측은 31.37%를 유지해 양측간의 지분율 차이가 7.45%까지 벌어졌다.
만일 현대중공업그룹측이 현대건설의 현대상선 지분 8.3%를 확보한다고 하더라도 지분 차이가 1%를 넘지 못해 나중에 적절한 방어수단을 강구하면 경영권 방어에는 큰 지장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중공업그룹이 최대주주로서의 지위를 이용해 현대상선의 중요한 경영 결정 때마다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을 현대그룹은 우려하고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대상선 유상증자를 통해 충분한 우호지분을 확보했기 때문에 현대건설 인수와 상관없이 경영권 방어에는 이상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그러나 현대건설 인수는 그룹 외형 확장과 대북사업 시너지 효과 창출 등을 위해 계속변함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안정적인 고객 확보와 주주 이익 실현을 위해 현대상선지분을 인수했고 유상증자에 참여했다는 기존의 입장에서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