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김치본드 투기수단 변질" 사실상 금지조치 나서

약달러속 환차익 노린 발행 급증<br>재정부, 29일 은행에 자제 촉구

정부는 우리 외환시장을 뒤흔드는 요인으로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과 함께 이른바 '김치 본드'를 주목하고 있다. 김치본드는 국내외 기업이 우리나라 시장에서 원화가 아닌 달러나 유로화 등 외화 표시로 발행하는 채권의 별칭이다. 외국 기업이 국내에서 자금조달을 위해 원화로 발행, 판매하는 '아리랑본드'와 대비되는 개념이다. 김치본드는 지난 2006년 베어스턴스가 달러화 표시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처음 선을 보였다. 발행 당시만 해도 국내 투자자들이 달러 자산을 안정적으로 조달하도록 하는 데 유효한 수단으로 각광 받았다. 2008년에는 발행액이 63억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최근 달러화가 장기 약세 국면으로 들어가자 우리 기업이 김치본드를 일종의 투기 수단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 당국의 판단이다. 국내 기업이 정작 필요한 것은 원화인데 약 달러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환차익 등을 생각해 달러 표시 채권으로 발행하고 있는 것이다. 김치본드를 발행하면 이를 외국계 은행 국내 지점이 주로 소화하는데 이를 위해 본점에서 달러 차입이 이뤄지며 단기차입이 급증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김치본드가 단기 외채 급증의 주범 중 하나로 지목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종구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28일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김치본드 발행액이 60억달러 정도인데 올해 1ㆍ4분기까지 벌써 37억달러가 발행됐다"며 "환차익을 노린 투기성 거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재정부는 최근 한 공기업이 김치본드를 발행, 원ㆍ달러 시장에서 스와프를 통해 원화자금 용도로 사용한 것을 확인하고 해당 기관에 소명을 요구했다. 정부는 또 지난달에는 GS건설이 추진한 해외채권 발행을 허락하지 않는 등 강도 높은 창구지도를 해오고 있으며 29일에는 은행 관계자들을 불러 김치본드 발행을 자제한다는 다짐을 받을 계획이다. 사실상 김치본드 발행을 금지시키는 것이다.
용어 설명
◇김치본드= 국내외 기업이 우리나라 안에서 달러 등 외화 표시로 발행하는 채권. 이와 달리 외국기업이 국내에서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해 원화로 발행하는 것이 '아리랑본드'다. 비슷한 형태로 외국기업이 일본에서 엔화 표시로 채권을 발행하면 '사무라이본드', 엔화 외 통화로 발행하면 '쇼군본드'라 부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