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골프볼도 성능제한?

"기존 제품보다 비거리 축소"…나이키등 35개 용품업소에 美골프協 시제품 제작요청

클럽에 이어 골프 볼의 성능도 제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미국골프협회(USGA)는 지난 12일 나이키, 테일러메이드, 캘러웨이 등 35개 골프용품 제조업체에 서한을 보내 기존 제품보다 최대 비거리가 각각 25야드와 15야드 짧은 시제품 볼을 만들어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5일 보도했다. 이 서한에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이 같은 요청은 골프 볼의 성능을 제한할지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USGA가 벌이고 있는 연구의 일환이라고 신문은 풀이했다. USGA가 골프 볼의 비거리 제한을 검토하기에 이른 것은 골퍼들의 비거리가 비약적으로 늘어나면서 골프 게임의 본질이 흔들린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등 부작용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 지난 84년 미국 PGA투어 선수들의 평균 드라이버 샷 거리는 260야드에도 못 미치는 259.6야드에 그쳤으나 지난해에는 290야드에 육박하는 287.3야드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잭 니클로스와 그레그 노먼 등 골프의 전통적인 면을 중시하는 골퍼들이나 마스터스 대회를 개최하는 오거스타내셔널 등 일부 골프장들은 클럽과 함께 볼의 성능에도 제한을 둬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지난해 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는 드라이버의 반발계수(CORㆍ1의 힘을 가했을 때 되튕겨 나오는 힘의 비율)를 최대 0.83으로 제한하기로 결정했고 PGA투어나 국내 남녀 프로골프 등 주요 투어도 이 규정을 따르고 있다. 볼의 경우 지난 2000년까지만 해도 속을 액체로 채워 거리는 짧게 나가지만 부드럽고 컨트롤 하기 쉬운 것이 주류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대부분 단단한 중심부에 우레탄 커버가 씌워진 비거리용 볼이 애용되고 있다. 딕 러기 USGA 기술담당 이사는 “골프는 쉬운 게임이기 때문이 아니라 도전의 게임이기 때문에 인기를 끌어왔다”면서 “우리의 의무는 골프를 도전의 게임으로 유지시키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이 플레이를 그만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USGA는 US오픈 등 자체 주관 대회 참가자를 제외한 다른 골퍼들에게 가이드 라인을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 또 이번 비거리 제한 골프 볼 제출 요청도 희망하는 업체만을 대상으로 하며 여기에는 마감 시한도 없다고 USGA는 밝혔다. 그러나 연구와 여론 수렴 등을 통해 세계 양대 골프기구 가운데 하나인 USGA가 볼 성능 제한을 결정할 경우 이는 드라이버 반발계수 제한과 마찬가지로 골프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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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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