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지하철 승강기 사고 119·역(驛) '떠넘기기'

승객 7명 3시간 갇히고 1명 부상, 구조과정도 '위험천만'

지하철 역사에 설치된 승강기가 고장이나 안에 있던 시민 7명이 3시간 가까이 갇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러나 갇혔던 승객 중 1명이 병원으로 후송되기까지 119구조대와 역측이 서로책임을 미뤄 빈축을 사고 있다. 26일 오후 지하철 6호선 안암역의 장애인ㆍ노약자용 승강기(엘리베이터)가 지하1층으로 올라가던 중 갑자기 멈춰 이 안에 타고 있던 50∼60대 시민 7명이 갇혔다. 안에 갇혔던 승객 이모(53ㆍ여)씨는 "엘리베이터가 멈추자마자 안에 적혀 있는 비상시 연락번호로 전화를 했더니 지하철 직원에게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해 기다렸더니 직원이 도착해 무엇인가 조작을 했는데 고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30분정도 지났는데도 엘리베이터를 고치지 못하자 불안해져 내가 119에 6시27분에 구조요청을 했는데 오지 않아 7시6분에 다시 119에 전화를 걸었더니 `아직도 못 나왔느냐'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씨에 따르면 오후 7시6분 119에 신고를 한 뒤 구조대가 도착하는 동안 안암역직원들이 수리를 하다 두차례 `덜컹' 하며 엘리베이터가 추락해 승객 가운데 최근 다리수술을 했던 60대 여성이 다시 다리를 크게 다쳐 피가 흥건하게 흘렀다는 것이다. 이 승객은 27일 새벽 병원에서 재수술을 받았으며 이씨는 119 신고의 증거로 자신의 휴대전화 통화기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현장에 도착한 119 구조대는 승강기 천장의 투명 플라스틱을 망치로 깨고 사다리를 내려 2시간여 동안의 구조작업 끝에 오후 9시께 구조를 마쳤다. 이씨는 "119 구조대가 아무런 보호장치 없이 천장을 깨는 바람에 승객들이 항의하기도 했고 구조대원들은 다리를 다쳐 피를 흘리고 있는 60대 여성에게 무작정 `비키라'고 소리쳤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그러나 소방당국과 안암역의 말은 다르다. 소방당국의 소방상황일보에는 이날 오후 6시56분 고장난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던 승객 가운데 한 명이 119에 구조 요청신고를 한 것으로 돼 있어 이씨의 첫 신고시간과 30분 정도 차이가 난다. 소방서 관계자는 "신고가 접수된 뒤 안암역에 확인해 보니 `알아서 조치하겠다'고 해 그런 줄 알았다"며 이씨의 첫 신고시간과 상황일보 시간의 차이에 대해서는명확히 해명하지 못했다. 안암역 측은 "자체 수리를 20∼30분 간 하다가 승객의 신고를 받은 119에서 역측에 사고 사실을 물어와 `사고가 나서 수리 중'이라고 답했는데 구조대가 오지 않아 6시52분 다시 119에 `왜 안오느냐'고 전화를 걸었더니 7시2분께서야 도착했다"고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ㆍ조성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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