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이동통신이 일상생활의 일부로 활용되면서 정보기술(IT)은 우리에게 친숙한 용어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IT가 경제발전에 미치는 영향과 의미에 대해서는 의외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IT의 경제발전에 대한 기여는 두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첫째는 경제성장에의 직접적 기여이며, 둘째는 IT 활용을 통한 국민경제의 효율성 향상이다.
먼저 IT 산업이 경제발전에 기여한 직접적인 역할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지난 10년여간 IT 산업의 성장은 놀라운 것이었다. 90년 15조원에 불과하던 IT 산업 생산액은 2001년에는 150조원에 달했는데 이처럼 큰 폭의 성장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것이다. 그 과정에서 IT 수출도 크게 증가해 2001년 385억달러 수출로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8%에 달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실질경제성장에 미친 기여도이다. 90년대 초반 4~5% 수준이던 IT산업의 실질경제성장에 대한 기여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2000년에는 50.5%에 달했던 것이다.
그러나 2년 전 세계적인 기술주의 가치하락에 이어 최근 미국 통신서비스 부문의 회계부정사태를 접하면서 IT 부문이 앞으로도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처럼 지난 10년간 IT 산업이 경이적인 성장을 거듭해왔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최근의 부진을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IT 산업도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확장과 침체를 반복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받아들인다면 과거와 같은 기술진보를 통해 IT 산업이 다시 도약할 것이라는 점을 의심할 이유가 없다.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IT 제품ㆍ서비스의 가격은 IT 부문의 기술혁신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한편, 이러한 기술진보를 기반으로 무선 랜ㆍVoIPㆍ디지털미디어센터ㆍ웹캐스팅 등 새로운 서비스 및 관련기기가 국내외에서 계속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IT 산업의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국내 IT 부문은 앞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다음은 IT 활용을 통한 국민경제의 효율성 향상에 관해 살펴보기로 하자.
IT 발전의 궁극적 목표는 IT 산업의 성장 자체보다는 IT를 통한 생산성 향상, 즉 보다 효율적인 경제 구축?있다.
최근 발표된 미국 상무부 보고서 'Digital Economy 2002'에 따르면 90년대 미국 노동생산성 향상의 거의 대부분이 IT를 상대적으로 많이 활용하는 산업에 의해서 이뤄졌다고 한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IT에 대한 투자가 급격히 증가한 지난 5년간 IT 활용도가 높은 산업들의 노동생산성 증가에 대한 기여도는 약 74%로 미국보다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더구나 이들 산업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통신서비스와 전자산업을 제외할 경우 여타 산업과 유사한 수준에 머물렀다.
종합적으로 판단해보면 아직 IT 활용에서 기대되는 효율성 향상이 국내에서는 뚜렷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결론이 가능하다.
이러한 현상의 중요한 이유로는 IT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못했다는 점을 들어야 할 것이다.
국내에서는 중소기업의 IT 활용능력이 대기업에 비해 크게 떨어지며 기업경영의 투명성이 낮아 전사적자원관리(ERP)와 같은 정보관리 시스템의 활용도가 낮기 때문이다.
또한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IT 활용능력을 갖춘 인력양성이 필수적이지만 이를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투자와 노력이 요구된다.
근본적으로 IT의 활용을 통한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 IT 인력에 대한 투자는 물론, 경제 전반에 걸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
우리 경제가 보다 투명하고 경쟁적인 구조로 탈바꿈할 때 기업은 경쟁력의 향상을 위하여 IT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을 때 우리 경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우리나라가 진정한 IT 강국이 될 것이다.
/윤창번<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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