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과 세상] MS 공동창업자 폴 앨런 이야기

■ 아이디어맨 (폴 앨런 지음, 자음과 모음 펴냄)


"모든 게 잘 풀린다면 우리 회사가 얼마나 커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프로그래머를 서른다섯 명쯤 둔 회사 정도는 되지 않을까"나는 빌의 대답이 굉장히 야심찬 계획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본문 중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공동 창립자 폴 앨런은 '친구 잘 둬서 부자됐다'는 평가를 듣곤 하는인물이다. 빌 게이츠와 함께 설립한 MS의 거대한 성공 덕에 그는 죽을 때까지 다 쓰기도 어려운 돈을 벌어들였기 때문이다. 그가 펴낸 '아이디어 맨'은 자신에 대한 이 같은 평가가 부당한 이유를 설명하는 동시에 IT 기술의 발전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보여주는 책이다. 책에는 빌 게이츠와 폴 앨런이 함께 마이크로소프트를 세우고 키워나가는 과정이 상세하게 기록돼있어 지난 4월 미국 출간 당시 빌 게이츠와 겪은 갈등을 다룬 내용이 부각되며 주목을 받았다. 앨런은 게이츠와의 협업 관계에서 자신이 아이디어맨(Idea man) 역할을 했고 게이츠는 이러한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는 사람(Man of action)'이었다고 주장한다. 그가"8008(1972년 인텔이 출시한 칩)을 위한 베이식을 개발하면 어떨까?"라고 제안하면 빌 게이츠가 "엄청 느려서 아무 쓸모도 없을 거야"라고 아이디어에 대한 평가를 하는 식이다. 두 사람은 중ㆍ고등학교 동창인데 1974년 최초의 PC개발을 위해 협력한 이래 이듬해 MS를 함께 창립하고 1983년 앨런이 MS에서 퇴사하기까지 함께 한다. 그는 책에서 자신은 50대 50의 수익 배분을 생각했는데 게이츠는 60대 40으로 자신이 더 많이 가져가야 한다고 주장해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앨런은 게이츠에 대해"어떤 합의든 서명과 봉인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재협상의 여지가 있다고 믿었다"며 "그 범위에서 늘 자신이 얻을 수 있는 최대치까지 밀어붙였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MS에서 나온 이후에도 그의 행적은 범상치 않았다. 그는 프로농구팀과 미식축구팀, 축구 구단을 사들였고 영화사 드림웍스에 단일 투자로는 사상 최대인 5억 달러를 투자하며 영화계에도 발을 들여놓았다. 급기야 2004년 최초의 민간 우주선 스페이스십 1호를 우주 공간에 띄워올렸다. 앨런은"가능성의 한계까지 새로운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예술가가 필요하다"며 "설명할 수 없는 이유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비합리적인 사람에게서 혁신은 시작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책에서는 앨런의 이러한 아이디어를 실용화했던 빌에 대한 그리움이 느껴진다. 그는"우리는 혼자였을 때보다 함께했을 때가 더 성공적이었다"며 "나는 시장경쟁에 대한 빌의 놀라운 집중력, 내가 실현 가능한 것에서 너무 떨어지지 않도록 견제하며 내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던 그의 능력이 그리웠다" 고 털어놓는다. 1만 5,000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