쎄미랜드 사장 손배訴에 LG전자 "특허권 무효" 맞서'기업윤리를 저버린 대기업의 횡포인가, 특허권을 소유한 벤처기업인의 억지인가'
9일 업계에 따르면 한 벤처발명가와 LG전자가 지난 97년 부여된 '머리문자 부호키조합입력을 통한 자동다이얼링 방법 및 그를 채용한 장치'에 관한 특허권에 대한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해 법정에 서게 됐다.
지난 8일 LG전자를 상대로 서울지법 동부지원에 특허권침해금지 소송을 제기한 원용범 쎄미랜드 사장은 이날 "지난 97년 1월4일 한글의 초성만을 입력해 원하는 문자를 검색할 수 있는 특허를 취득했으나 LG전자가 자신의 특허권을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그 동안 여러 차례 보상을 요구했으나 LG전자는 특허권 자체가 무효라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어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원씨가 보유하고 있는 특허기술은 휴대폰 사용자가 전화번호 검색으로 '홍길동'이라는 피호출자를 찾고자 할 때 'ㅎㆍ ㄱㆍ ㄷ'만 차례로 입력하면 자동으로 '홍길동' 혹은 글자의 초성이 'ㅎㆍㄱㆍㄷ'으로 시작하는 문자를 찾아주는 기능이다.
이에 앞서 LG전자는 지난 2일 특허청에 원 사장을 대상으로 특허권무효심판을 청구해 놓은 상태다.
조희제 LG전자 특허팀 차장은 "원사장이 개발한 기술은 이미 업계에선 일반화된 기술이며 원 사장에 앞서 지난 91년 홍 모씨가 비슷한 기술로 특허를 취득한바 있다"며 "특허청에서 원 사장에게 특허권을 부여한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기에 특허권무효 심판을 청구하게 됐다"고 말했다.
원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화백의 천경송 변호사는 "LG전자가 비슷한 기술로 원씨보다 특허를 먼저 취득했다고 주장하는 홍씨는 당시 아이디어만을 냈을 뿐 구체적인 기술을 제시하진 못했으며 이미 지난 97년 홍씨의 특허권마저 소멸된 상태"라며 "재판부에서 시장 질서를 지킬 수 있는 올바른 판단을 내려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동수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