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가까스로 적자 면한 8월 경상수지

'환율 효과'로 4억弗 흑자… 7개월만에 최저



'환율 효과'가 경상수지를 살렸다. 지난 8월 경상수지는 계절적 요인으로 상품수지 흑자규모가 급감했으나 환율 상승(원화값 하락)의 영향으로 여행수지 등이 개선되면서 적자를 가까스로 면했다. 지난달 5일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대규모의 외국인 자금유출에 따른 원화값 폭락이 경상수지 방어에는 도움을 주는 역설적인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4억달러 흑자를 기록해 18개월째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규모 면에서는 올 1월 1억6,000만달러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상품수지는 4억8,000만달러로 전달(7월)의 47억3,000만달러보다 10분의1 가까이 줄었다. 휴가철이라는 계절적 요인 탓에 수출이 급감하고 수입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수출은 457억9,000만달러로 2월 372억3,000만달러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으며 수입은 453억1,000만달러로 5월 455억2,000만달러 이후 가장 많았다. 상품수지 악화를 서비스 수지와 본원소득수지 등이 메웠다. 서비스수지는 적자규모가 5억8,000만달러로 전달의 6억9,000만달러보다 줄었다. 원화값 하락으로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여행객이 늘면서 여행수지 적자가 7억9,000만달러로 전달보다 1억3,000만달러 감소한 게 주효했다. 실제 지난달 외국인 관광객은 97만5,000여명에 달해 전달보다 9만4,000여명 늘었다. 본원소득수지도 환율 효과를 톡톡히 봤다. 흑자규모가 7억달러로 전달의 7,000억달러보다 크게 늘었다. 평균적인 흑자규모(4억~5억달러)보다도 많은 수치다. 원화값 상승으로 내국인과 외국인 근로자 등이 해외송금을 미루면서 외화유출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배당소득이 적자에서 소폭 흑자로 돌아선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7월에는 외환은행의 론스타에 대한 배당(약 4억달러)으로 배당소득수지가 3억7,000만달러 적자였으나 지난달에는 1억1,000만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금융계정은 전월과 비슷한 23억7,000만달러 유출초를 나타냈다. 특히 글로벌 재정위기 부각으로 외국인증권투자자금의 유출이 크게 늘면서 증권투자가 전월의 92억6,000만달러 유입초에서 29억2,000만달러 유출초로 전환됐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서비스와 본원소득수지는 상품수지와 달리 환율의 즉각적인 영향을 받는다"며 "경상수지 적자를 면하는 데 환율 상승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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