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들 기아살리기 의지 보여줘야”/과감한 인원감축·부실화된 자회사 정리부터/김 회장 사표제출후 경영혁신땐 적극 도울것기아사태가 채권은행단과 기아측의 의견 대립으로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임창열 통상산업부장관이 정부와 기아그룹간에 중재역을 맡은 것으로 밝혀져 눈길을 끌었다.
임장관은 18일 기자들과 만나 김선홍 기아그룹회장과의 지난 9일 회동내용과 정부의 기본 입장을 비교적 소상히 설명했다.
다음은 림장관과의 일문일답.
김선홍기아회장과 만나 어떤 얘기를 나눴나.
▲기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진지하게 얘기했다. 특히 기아의 제3자 인수 시나리오는 절대 없으며, 채권은행단이 요구하고 있는 김회장의 사표제출이 곧바로 사퇴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도 분명히 전했다.
기아사태 해결의 관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김회장을 비롯한 기아그룹 임직원들이 기아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과감히 사람을 줄이고 부실화된 자회사를 정리해야 한다.
기아특수강을 현대·대우와 공동경영하고 아시아자동차를 기아자동차에 흡수하겠다는 것은 진정한 자구의 모습이 아니다. 부실화된 자회사를 계속 가지고 있겠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인원감축과 자회사정리 등 경영혁신 의지를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
기아특수강의 처리방향에 대해 생각해 본 것이 있는가.
▲기아특수강을 회생시키기 위해서는 수요확보가 중요하므로 제품 공동구매를 위한 3사 협력은 계속 유지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기아특수강이 기아사태를 야기한 직접적 원인이란 점을 유의해야 한다. 이런 회사의 지분을 어떤 식으로든 기아가 계속 보유하고 있는 것은 모양이 좋지 않다. 현대와 대우에 기아의 지분을 모두 파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회장에게도 이를 충고했다.
김회장이 계속 사표제출을 거부하고 있는데.
▲김회장이 기아 경영혁신과 회생의 장애물이 돼서는 안된다. 사표를 제출한뒤 팔을 걷어붙이고 과감히 경영혁신을 하면 계속 경영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확실한 경영혁신 의지만 있다면 채권은행단 입장에서도 기아를 잘 아는 김회장이 계속 경영을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지원여부는 채권은행단이 결정할 일이나 정부가 도와줄 수 있는 여지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김회장이 마음을 비우지 않으면 정부로서도 도와줄 수가 없다. 김회장에게도 이를 분명하게 얘기했다.
기아측은 여전히 시나리오설에 대한 의구심을 떨쳐버리지 못하는데.
▲시나리오설을 더 이상 우려먹지 말라고 했다. 부총리와 통산부장관이 직접 공식적으로 해명했는데 이를 믿지 못하면 더이상 어떻게 하는가.<김준수 기자>